친명계, 무더기 이탈표에 “조직적 움직임…실패한 반란”

입력 2023-03-02 10:16 수정 2023-03-02 13:10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2일 ‘친명(친이재명)계’가 공개 저격하고 나섰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탈표를 던진 것 자체가 국민의힘과 언론에서 민주당 분열 프레임으로 만들어 공격하는 빌미를 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에서는 부결한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갑자기 비밀스러운 행동으로 (가결) 표를 모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올바르지 않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얘기했다”며 “그런데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서 당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하니까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킨다는 실력 행사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검찰 손을 들어준 것이었고 어렵게 함께 같이 싸워내야 할 동지를 절벽에서 밀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했다는 것”이라며 “만약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당의 총의를 모으는 과정에서 함께 얘기 나누고 토론했어야 하는데 앞에서는 부결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탈표가 공천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하나 마나 한 얘기”라며 “의원들이 공천에 대한 생각이 굉장할 정도로 크다. 그래서 그 부분이 상당 부분 포함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다음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는 “권고적 당론은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처럼 이탈표가 나오지 않도록 충분하게 조금 더 깊이 소통을 하면서 당의 총의를 모아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김용민 의원도 ‘이탈표’를 “실패한 반란”으로 규정하며 “내년 총선에서 당원들이 이를 심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탈표가) 조직적인 움직임이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만약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면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 리더십을 문제 삼아 공천권을 확보하거나 당내에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려고 했다면 이 사람들은 찬성을 했어야 한다”며 “자기들 패만 다 들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재차 제출돼도 가결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그는 “예를 들면 투표하지 않는, 보이콧 하는 방식도 있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려면)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다 투표하지 않는 방식을 취하면 된다”며 “그래서 실패한 반란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을 겨냥해서는 “짐작을 할 수는 있지만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당장 불이익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바람직한 것은 총선에서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심판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원들이 공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금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 사태의 본질은 반란이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대의제의 실종’에 있다. 선출직들이 자기를 뽑아준 사람을 배신하는 행위에서 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진짜 소신이었다면 적어도 의원총회에서는 자신의 소신을 밝혔어야 한다”며 “그래서 굉장히 비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 체제가 지속될 경우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비판적인 시각에는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지지층은 매우 똘똘 뭉쳐있다. 이 상태로 총선을 치르는 게 훨씬 더 안정적이고 바람직하다”며 “사실 이 대표를 대체할 인물도 없다. 지도부에게 더 힘을 실어줘서 당을 적극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