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대깨문?” ‘일장기’ 주민, “윤석열 기념사 지지”

입력 2023-03-02 05:29 수정 2023-03-02 10:12
3.1절인 1일 오후 세종시 한 아파트 베란다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걸려 있다. 항의가 계속되자 오후 4시쯤 일장기가 내려졌다. 연합뉴스

3·1절에 일장기를 내걸어 논란이 됐던 주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주민은 “한국이 너무 싫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장기는 결국 내려졌지만 일장기를 내건 주민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3·1절이던 1일 오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장기를 내건 세종시 아파트’ 사진이 공유되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실제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 베란다에는 이날 아침부터 일장기가 걸렸고, 이를 본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일장기 내건 주민 A씨와의 인터뷰 내용. JTBC 보도 화면 캡처

일장기에 항의하는 다른 주민들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던 주민 A씨는 일장기 게양 이유로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언급했다. 주민 A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이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기 때문에 옹호의 입장을 표시하는 표식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과거사 문제는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으면서 ‘미래’를 강조했다.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과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 고려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또 A씨는 연합뉴스에는 “나는 일본인인데, 한국이 너무 싫다”며 일장기 게양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의 입주민 카드에는 ‘한국인’으로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정확한 국적이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세종시 커뮤니티에 올라온 일장기 주민 목격담. 커뮤니티 캡처

아파트 입주민들에 따르면 A씨는 주민 항의를 받자 “조센징” “대깨문” 등의 비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조센징은 한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대깨문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말이다.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의 줄임말로 지지층 스스로 ‘대깨문’이라 칭했으나 상대 진영에서는 비하의 의미를 담아 사용하기도 한다.

주민 항의와 언론 취재가 계속되자 A씨는 결국 이날 오후 4시쯤 일장기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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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