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승인…美·EU·日만 남았다

입력 2023-03-01 20:21 수정 2023-03-01 20:29

영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영국 시장경쟁청(CMA)이 양사의 기업결합심사에서 결합을 승인했다고 1일 밝혔다. CMA의 승인 결정으로 대한항공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3곳의 승인만을 남겨놓게 됐다. 대한항공은 이미 11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CMA는 지난해 11월 합병 이후 항공권 가격 인상과 서비스 질 하락 등이 예상된다며 독과점을 해소할 시정안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이 영국 버진 애틀랜틱의 인천-런던 노선 신규 취항이 담긴 시정안을 냈다. CMA는 대한항공이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의 최대 주 7회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버진애틀랜틱에 제공하도록 했다.

CMA의 승인 결정은 예정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CMA는 애초 1월 26일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었는데, 대체 사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3월 23일로 발표를 연기한 바 있다. 당시 CMA는 “합병 이후 제삼자의 시장 진입 조건 등을 결정하고, 제삼자와 직접 접촉할 필요가 있어 검토 기간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영국의 승인 결정이 현재 진행 중인 미국, EU, 일본 심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EU 집행위원회는 2년간의 사전 협의를 거쳐 지난 1월 본 심사를 개시했고, 지난 달 20일부터 2단계 심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 법무부는 승인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당초 대한항공이 경쟁당국 요청대로 슬롯 반납 내용이 담긴 시정안을 제출해 심사 통과가 유력해 보였으나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승인 유예를 발표했다. 일본은 경쟁 당국과 사전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남은 3곳의 경쟁당국의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조속한 시일 내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