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학원비 지출 늘었다…코로나 ‘학력저하’ 우려탓

입력 2023-03-01 18:21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방학특강 관련 홍보물이 세워져 있다.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가계 소비지출 가운데 초·중·고교생 자녀의 학원비 지출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면서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체 가구의 교육부문 소비지출은 월평균 20만 3735원이었다. 전년(18만 1528원)보다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0만 4775원)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초·중·고교생 사교육 수요가 있는 가구만 놓고 보면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학생학원교육’ 지출은 월평균 36만 3641원으로 2021년 30만 7426원 보다 18.3% 급증했다.

학생학원교육 지출은 학생이 정규교육과정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선행학습을 하는 데 사용된 돈을 뜻한다.

지난해 학생학원지출은 통계작성 대상이 ‘1인 이상 비(非) 농림어가’에서 ‘농림어가 포함’으로 바뀐 2019년 30만 2156원 이후 최고 금액이다.

통계 개편 전인 2017~2018년의 경우 직접 비교가 어렵지만, 학생학원교육 지출이 월 20만원대 초반이어서 사실상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학원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학생학원지출은 지난해 1~4분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지출은 물가상승으로 학원비가 오른 것 외에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 수업에 따른 학력 저하 우려로 사교육 수요가 늘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에는 감염에 대한 우려 외에도 엄격한 방역 기준 때문에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학교 대면 수업이 재개되고 학원 수업도 정상화되면서 학원비 지출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학원비 상승에 대해 최근 물가상승 외에도 사교육 수요 자체가 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코로나 세대’의 학력 저하와 상·하위권 학력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에 불안감을 느낀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