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롯데 제치고 이마트 넘본다

입력 2023-03-02 00:03 수정 2023-03-02 00:03
쿠팡

쿠팡이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영업 손실 규모도 대폭 줄였다. 올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그룹·롯데쇼핑·쿠팡의 ‘3강’ 구도가 뚜렷해졌다. 유통시장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26조5917억원(205억8261만 달러·연 환율 1291.95원 적용)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고 1일 밝혔다. 2021년 매출 21조646억원보다 26% 늘어난 수치다. 달러 기준 매출도 전년 대비 12% 증가해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영업적자도 9년 만에 1000억원 대로 내려갔다. 지난해 쿠팡의 영업적자는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2021년 1조7091억원보다 93% 감소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처음 론칭했던 2014년 연매출 3484억원, 영업적자 1215억원을 기록했었다. 이후 꾸준히 영업적자가 쌓여왔다.

하지만 전국 단위의 물류 인프라 확보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지난해 3분기 첫 흑자를 내면서 반전이 일었다. 쿠팡은 4분기에도 매출 7조2404억원(53억2677만 달러·분기 환율 1359.26원 적용), 영업이익 1133억원(8340만 달러)을 기록했다. 3분기보다 영업이익은 9% 늘었다. 2분기 연속 흑자를 낸 데다 처음으로 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쿠팡의 실적 발표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쿠팡이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지난해 쿠팡의 연간 조정 에비타(EBITDA·감가상각 전 순이익)는 4925억원(3억8121만달러)을 기록했다. 조정 에비타는 영업활동만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을 확인할 때 쓰인다. 지난해 연간조정 에비타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이런 추세라면 올해 쿠팡의 흑자 전환은 사실상 예고된 상황이다.

김범석 창업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의 유통시장 점유율은 아직 한자리 수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쿠팡의 성장 잠재력은 높다”고 했다. 실제로 국내 유통시장 규모(4660억달러·약 602조원·유로모니터 2022년 보고서)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다. 신세계·이마트(5.1%)가 1위이고 롯데(2.5%)가 3위다. 이커머스 시장이 계속 커지고 쿠팡의 선전이 이어진다면 시장점유율 순위가 바뀌는 것도 시간문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무섭게 달려가고 있다. 올해 소비가 위축된 환경에서 유통시장의 점유율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