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우여곡절 끝 한국 집결…에드먼 “4강 간다”

입력 2023-03-01 16:16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한국 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하는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내야수 토미 에드먼이 1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주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야구 국가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서의 합동 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집결했다. 궂은 날씨와 항공편 기체 결함 등 변수가 있었지만 결국 온전한 진용으로 막바지 준비를 하게 됐다.

대표팀은 1일 오전과 오후 크게 두 차례에 걸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기태 수석코치, 진갑용 배터리 코치, 포수 양의지, 투수 양현종 등 13명으로 구성된 ‘선발대’가 꼭두새벽인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약 10분 간격으로 먼저 한국 땅을 밟았다. 그로부터 12시간가량 지나서는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22명의 ‘후발대’가 역시 10분 간격으로 비행기 두 대에 나눠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해 온 선수단은 당초 이날 새벽 한꺼번에 입국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전날 훈련지에서 로스앤젤레스(LA) 공항까지 선수단 일부를 실어 나르기로 했던 미국 국내선 비행기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됐다. 이들이 공항까지 버스로 이동하면서 자연히 귀국 일정도 미뤄졌다. 제때 대체 항공편을 구하지 못할 시 몇몇 선수들이 2일에야 입국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최악은 면했다.

각자의 소속팀에서 훈련을 소화해온 ‘빅리거 키스톤 콤비’도 이날 별 탈 없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토미 에드먼은 오전, 김하성은 오후에 각각 비행기에서 내렸다. 외국 국적자로서 처음 야구 국가대표에 발탁된 에드먼은 공항을 메운 팬들의 열기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미소를 띤 채 “팬들이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알겠다”고 말한 그는 “준결승에 진출해 (4강전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국인 아버지와 재미교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드먼은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빠른 발과 수비가 강점으로 2021년엔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빅리그 2년 차인 지난해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들었던 김하성과는 키스톤 콤비를 이뤄 대표팀의 ‘센터 라인’을 굳건하게 지킬 전망이다.

둘이 가세하면서 대표팀은 비로소 투수조 15명, 야수조 15명의 완전체가 됐다. 소속 팀 반대로 일찌감치 승선이 불발된 최지만을 제외하면 이탈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평년 대비 쌀쌀하고 비바람까지 몰아친 투손 현지 날씨를 고려할 때 천만다행이었다.

선수단과 코치진 전원이 무사히 입국하는 데 성공하면서 대표팀은 짧은 한국 체류 기간을 계획대로 알차게 보낼 수 있게 됐다. 이동일인 1일 숙소에서 여독을 푸는 데 집중한 이들은 2일 고척돔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한다. 오는 3일엔 같은 장소에서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빅리거 둘이 팀에 잘 녹아들지, 날씨 탓에 정상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투수진이 몸 상태를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이 우여곡절에도 온전한 엔트리를 지켜낸 반면 ‘숙적’ 일본 대표팀엔 부상 악재가 찾아왔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뛰고 있는 간판타자 스즈키 세이야가 옆구리를 다쳐 낙마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