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새로운 기가팩토리(초대형 생산기지)가 멕시코에 세워질 전망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정례기자회견에서 “테슬라가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지역에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며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입지 선정을 두고 소문만 무성했던 테슬라의 생산기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페스 오브라도 대통령은 “배터리 생산 부문의 진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동차 생산라인은 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는 애초 기가팩토리가 건설될 유력 후보지로 거론돼왔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인건비 또한 저렴하기 때문이다. IRA에 따르면 미국·멕시코·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는 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993만원)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문제는 공장 위치였다. 테슬라는 미국 인접 지역에 있는 누에보레온 지역에 공장 건립을 원했는데, 멕시코 정부는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지역 대신 멕시코시티에 인접한 이달고주에 기가팩토리가 들어서길 바랐다. 누에보레온 지역은 지난해 여름 댐 저수율이 10% 안팎으로 떨어지며 상당 기간 단수 조치를 했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로페스 오브라도 대통령은 최근 두 차례 통화를 통해 공장 위치 등에 대한 협상을 벌였는데, 멕시코 정부가 테슬라에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로페스 오브라도 대통령은 “테슬라가 물 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일련의 약속을 했다”며 “산업용수 재처리와 재활용 등 구체적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택사스,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기가팩토리를 품게 됐다. 테슬라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조만간 투자자들을 상대로 프로젝트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