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28일 사실상 종료됐다. 하이브는 당초 주당 12만원을 공개매수가로 제시했지만, 코스닥 상장사인 SM은 이날만 6% 넘게 급등해 마감 종가로 12만7600원을 기록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통한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M 주가는 전 거래일인 지난 27일만 해도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에 근접한 12만300원에 머물렀다. 이날 12만12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한때 11만8700원까지 밀렸지만, 오전 중 추세를 되돌려 장중 최고가로 12만8000원까지 도달했다. 이날 6.07%(7300원) 급등한 마감 종가는 하이브에서 제시된 공개매수가를 7600원이나 상회한 금액이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종료하는 시점은 3·1절 휴장일인 3월 1일이다. 따라서 이날은 SM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일 마지막 기회였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사무취급자인 삼성증권은 이날 오후 3시30분 코스닥시장 마감과 동시에 본점과 전국 지점에서 SM 청약 접수를 끝냈다. 청약 경쟁률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SM 주가 상승을 이끈 주체 중 하나는 ‘기타법인’의 단일 계좌였다. 기타법인은 일반 법인 가운데 금융투자사·보험사·은행·연기금·국가·지방자치단체 같은 기관투자자를 제외한 법인을 통칭하는 말이다. 기타법인은 이날 SM 108만7801주를 순매수했다. 그중 특정 계좌 한 곳에서 66만6941주(2.80%)의 순매수가 기록됐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다음 거래일인 3월 2일 하루간 SM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한다고 공시했다.
SM 주가가 12만원을 상회하는 한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SM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과 별개로 차익실현을 통한 이익을 추구하는 소액주주는 공개매수가를 웃도는 주가에서 해당 주식을 시장에 매도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이로 인해 이날 SM 주식을 66만6941주나 사들인 기타법인의 단일 계좌를 놓고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저항한 법인이 아니냐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SM 최대주주이자 전직 총괄 프로듀서인 이수만씨의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에 4228억원을 들여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일자는 다음 달 6일이다. 이씨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 거래를 완료하면 SM 최대주주가 된다.
하이브는 이씨의 지분 취득과 별개로 SM 소액주주를 통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씨의 지분과 공개매수를 통한 소액주주의 몫을 모두 확보하면 SM 지분율을 39.8%로 늘리게 된다. 이 경우 SM에 대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공개매수를 통한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이씨의 지분율을 다소 웃도는 수준에서 SM 주식을 확보하게 된다.
SM 주식은 이미 지난 15일부터 12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16일에는 기타법인의 단일 계좌에서 SM 주식 65만주(2.73%)가 순매수됐다. 하이브는 당시 기타법인의 SM 주식 대량 매수를 “비정상적 매입 행위”라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