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시장 살리기에 나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시장 오픈 전 창업자들에게 쓴소리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백 대표는 지난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예산상설시장 창업자들을 모집하는 과정과 이들을 교육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창업지원자의 자격 요건은 세 가지였다. ‘되도록 젊은 연령층’ ‘근성과 절실함의 소유자’ ‘예산 거주자’였다. 백 대표는 “오래 꾸준히 하는 마음”이라며 “젊음의 기준은 나보다만 어리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작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준비했는데 그때부터 신청하고 기다린 분, 지역 경제를 살리려고 예산 거주민들에 한해서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선발된 이들은 ‘월 수수료’만 지급하고 매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 백 대표가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예덕학원에서 수익용 기본재산을 활용해 매장을 매입했고, 더본코리아에서 매장을 임대해 수리 및 인테리어 후 집기까지 모두 매입했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입점 전 비용과 인테리어 공사비는 무료”라며 “대신 음식 가격을 싸게 해야 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조리 교육을 마친 점주들은 매장에서 연습을 거듭했고, 백 대표는 깜짝 점검에 나섰다. 그러나 백 대표의 기대와 달리 창업자들은 위생과 식자재 관리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정리되지 않은 비품이 매장 안에서 나뒹굴었고, 화구 곳곳에 먼지와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 있었다. 식기들이 놓인 선반에도 먼지가 쌓여 있었다.
백 대표는 “내 집이라면 이렇게 꾸미고 살 거냐”며 “시작도 안 했는데 먼지 쌓여 있는 것 좀 보라”고 질타했다. 그는 “내가 장담하는데, 이렇게 장사 시작하면 가게는 개판 돼서 쥐 돌아다니고 바퀴벌레 돌아다니고 두 달 만에 개판 될 것”이라며 “나는 그 꼴 많이 봤다”고 경고했다. 또 “여기 목숨 걸 거 아니면 하지 마라. 기본이 안 돼 있다”고 호통쳤다.
앞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을 통해 알려진 2018년 인천 ‘청년몰 눈꽃마을’이 수십억원의 예산을 날리고 4년 만인 지난해 말 철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원인을 두고선 코로나19 상황과 입주 상인들의 준비 부족 등이 꼽혔다. 지역 관계자는 “가동률이 저조했고 청년상인들도 제대로 점포 문을 열지 않는 등 적극적이지 못해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이후 점주들을 모아 “몰라서 그랬다고 생각한다”며 다독였다. 그러고는 “소비자 입장에서 식당이 위생 등급을 받았으면 먹을 때 안심이 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위생등급제’를 통한 위생 점검을 받자고 제안했고, 점주들은 모두 동의했다.
한편 조세제 예산시장 상인회장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대기가 너무 길다’ ‘통닭이 타서 나왔다’ 등 예산시장과 관련한 안 좋은 후기에 대해 “이번에 휴점을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그동안 채 준비하지 못했던 것들을 한 달 동안 전부 다 보완하고, 먹거리만 있으면 안 되니까 살 거리와 볼거리, 즐길 거리 부분에 대해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5개 음식점은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휴장한다. 휴점 기간 단계별 정비를 거쳐 오는 4월 1일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튀김, 피자 등을 판매하는 매장 5곳이 추가로 들어선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