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대상화도 판타지 소설일 뿐?…장예찬 웹 소설 논란

입력 2023-02-27 15:59 수정 2023-02-27 16:01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과거에 쓴 웹 소설에서 실제 여성 연예인을 연상시키는 등장인물을 내세우고 성적대상화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장 후보와 캠프에선 ‘판타지 소설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왜곡된 성인식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장 후보는 2015년 6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네이버에 웹 소설 ‘강남화타’를 연재했다. 배우 김혜수를 연상시키는 김해수와 가수 아이유의 본명인 이지은을 작중인물로 등장시켰다. 이 소설은 전생에 명의 화타의 제자였던 주인공이 현재 한의대 학생이라는 설정이다.

소설은 주인공이 여성 배우를 치료하기 위해 성관계를 가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3단 고음’을 낼 수 있는 여성 가수를 치료한 뒤 교제를 요청하고 입맞춤을 하는 장면 등을 묘사해 가수 아이유 팬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장 후보는 27일 BBS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소설 속 성적대상화와 관련해 “본의아니게 특정 연예인이 연상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저는 100% 허구인 판타지 소설을 썼다”고 해명했다.

장 후보의 선거캠프에서도 후보 감싸기에 나선 모양새다. 장 후보의 선거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27일 SNS에 한국은 “특정인을 살인자로 묘사하는 것보다 성적인 표현을 쓰는 걸 더 큰 범죄로 여기는 탈레반 국가”라며 “웹 소설을 가지고 공격하는 것은 어이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26일 자신의 SNS에 “아이유 팬덤을 건드리면 총선이 위험해진다”며 “먹고 살기 위해서 야설작가는 할 수 있는 건데 아이유 팬덤이 움직이면 곤란하다”고 장 후보를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아이유 팬 여러분 죄송하다”며 장 후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이에 장 후보는 “살다 살다 소설 내용으로 공격받는 어의없는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며 “소설과 영화에서 사람이 죽으면 작가가 학살자가 되고, 베드신이 나오면 성 인지 감수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냐”고 발끈한 바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장 후보의 왜곡된 성인식을 비판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해당 웹 소설의 댓글에 “(실제) 인물을 막 가져다 써도 되는 거냐”며 “생으로 가져다 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소설을 가장한 작가의 소망을 적은 느낌”, “현실성과 개연성이 1도 없다”, “오직 작가의 망상만으로 써내려간 작품”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