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돌아오는 김설진 안무 국립무용단 ‘더 룸’

입력 2023-02-27 15:47
2018년 초연한 국립무용단의 ‘더 룸’. 국립극장

국립무용단이 현대무용 안무가 김설진과 손잡아서 화제를 모았던 ‘더 룸’이 5년 만에 돌아온다. 오는 3월 2~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더 룸’은 2018년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9.5%를 기록할 정도로 평단과 관객의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안무 겸 연출을 맡은 김설진은 벨기에의 세계적 현대무용단 ‘피핑 톰 컴퍼니’에서 활약한 무용수 겸 안무가. 국내에선 댄싱9 시즌2·3에 잇따라 출연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현재 현대무용 단체 무버의 예술감독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최근 연극 ‘그때도 오늘’과 드라마 ‘빈센조’ ‘스위트홈’ 등에서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

‘더 룸’은 방이라는 개인적인 공간을 무대로 그곳에 남겨진 기억을 소재로 한다. 초연 당시 8명의 무용수는 안무가 김설진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작품을 만들었다. 무용수들은 일상적 음악이 흘러나오는 방에서 자신이 느끼는 고독과 절망을 몸짓으로 풀어낸다. 이 작품은 일그러진 우리 삶의 단면을 형상화한 블랙코미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용수들의 에피소드를 콜라주처럼 채운 이 작품의 무대 디자인은 정승호, 음악감독은 정종임, 의상은 최원이 맡았다. 극적인 연출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독특한 미장센 덕분에 초연 당시 ‘초현실주의의 성찬’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한국 무용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안무가 김설진은 “무용수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개개인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작품인 만큼 초연 출연진 모두가 동일하게 합류한다”며 “5년 전 방에 존재했던 인물들의 달라진 모습도 담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엔 초연 때 녹음한 현장 사운드를 재편집해 활용함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 공존하며 ‘방이 품은 다면적 기억’ 콘셉트를 더 강조할 예정이다.

3월 4일 공연 후에는 안무가와 전 출연진이 해석을 함께 공유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