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터진 AI 인체 감염·사망… 한국은 안전할까

입력 2023-02-27 06:01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인체 감염 사망 사례가 각국 방역 당국의 경각심을 전에 없이 끌어올리고 있다. 매년 야생철새가 도래할 때면 가금농장 내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오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만에 하나’ 있을 수도 있는 인체 감염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병원성 AI는 사람과 동물이 다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하지만 코로나19와는 달리 그 동안 보고된 고병원성 AI 인체 감염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위험성이 낮다고 평가해왔던 게 사실이다. 이 평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캄보디아에서 고병원성인 H5N1형 항원에 감염된 11세 소녀 사망자가 나온 후 급변했다. 실바 브라이어드 WHO 글로벌 감염 대응국장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 발병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아직 한국에서는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된 적 없지만 안심하기가 쉽지 않다. 농업인들과 가금류 간 접촉을 피하기 힘든 가금농장 내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겨울철마다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겨울 첫 발병 시점인 지난해 10월17일부터 지난 23일까지 4개월여 동안 모두 68건의 가금농장 내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직전 겨울보다 감염 건수가 더 많다. 국가가축통합방역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10월17일부터 지난해 2월23일까지 49건이 발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올 겨울에는 19건이나 더 많이 발생한 것이다. 비율로는 전년 동기 대비 38.8%나 급증했다.

고병원성 AI가 인체에 감염될 경우 사람 간 감염을 통한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캄보디아 사례를 보면 사망자와 접촉한 12명 검사 결과 고병원성 AI 양성 반응을 보인 이가 나왔다.

한국 내 가금농장 종사자들이 인체 감염 예방을 위해 더욱 더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질병관리청 주도로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하고 있다. 국내 인체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