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하루 만인 지난 25일 사의를 표명한 정순신 변호사를 임명한 과정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검사 출신 인사였기 때문에 인사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 변호사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은 이미 5년 전인 2018년 KBS에서 보도된 사안이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사실과 정 변호사의 대응 과정을 거론하며 “자녀의 학교폭력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학폭위의 처분에 불복해 수차례 소송을 내고 모두 패소한 것은 더 큰 문제”라며 “곽상도 전 의원, 조국 전 장관 사건에서 국민께 큰 박탈감을 드렸던 ‘아빠 찬스’의 악몽이 되살아난다”고 지적했다.
천 후보는 “이런 문제가 인사검증과정에서 밝혀졌다면 절대 임명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면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검사 출신이라고 해서 검증의 칼끝이 무뎌졌던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학교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언급하며 “이번 본부장 임명 과정에서 소위 윤석열 사단 라인에 있었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동기라는 점이 작용하지 않았는지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경고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초까지 동급생에게 욕설 등 언어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 학생은 “개돼지” “빨갱이” 같은 언어폭력과 함께 괴롭힘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은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며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피해 학생의 신고를 받은 학교는 정 변호사의 아들에게 강제전학 등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정 변호사는 전학 조치에 불복해 강원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에서도 전학 처분이 유지되자 이번에는 법원에 이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결국 정 변호사는 임명 하루 만에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 아들 문제로 국민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정순신 신임본부장 입장문 전문
먼저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합니다.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판결입니다 초동 수사단계에서부터 공판경험이 있는 수사 인력이 긴요합니다. 이에 수사와 공판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수사발전에 기여하고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합니다.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먼저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합니다.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판결입니다 초동 수사단계에서부터 공판경험이 있는 수사 인력이 긴요합니다. 이에 수사와 공판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수사발전에 기여하고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합니다.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