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투병 중인 ‘국민 배우’ 안성기(71)가 건강이 호전된 근황을 전했다.
안성기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신영균예술문화재단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 컨디션도 좋다. 밖으로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아도, 매일 하루 한 시간씩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레드밀(러닝머신) 30분, (무거운 기구를 이용한) 웨이트 트레이닝 30분 정도 한다”면서 “웨이트를 하는 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 부연했다.
안성기가 혈액암 진단을 받은 건 2019년의 일이다. 곧바로 치료에 들어가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3개월, 6개월 단위로 병원을 찾아 검진 받는 과정에서 암 재발이 확인됐다. 이후 2년 넘게 암 투병을 해야 했다.
안성기는 “병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자고 했는데 그것까지 할 필요가 있나 생각해서 고사했는데, 고사할 문제가 아니었다”며 “그 과정(항암 치료)을 다시 했죠. 아주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안성기는 이날 검은색 야구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건강 상태를 묻는 말에 모자를 슬쩍 들어올려 안쪽을 보라는 듯이 가리키기도 했다. 머리 위로 흰 머리칼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다. 몸 상태가 회복돼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1952년생인 안성기는 만 5세 때인 1957년 ‘황혼열차’ 아역으로 데뷔했다. 올해로 연기 인생 67년차를 맞은 그는 ‘영화 현장’이 그립다고 털어놨다. 안성기는 “(촬영장이) 많이 생각난다. 집에서 TV를 통해 그동안 못 봤던 작품들을 쭉 보고 하니까,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난다”면서 “이제 나이도 있으니까 거기(나이)에 맞는 작품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암 투병으로 연기 활동을 중단한 상태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촬영을 마쳤던 ‘아들의 이름으로’ ‘카시오페아’ ‘한산: 용의 출현’ ‘탄생’ 등 네 작품이 지난해 줄줄이 개봉됐다. 13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그는 “못 해봐서 하고 싶은 역할은 없다. 대통령도 해봤잖나”라며 웃었다.
안성기는 “배우로서 살아온 삶을 후회한 적은 없다”면서도 ‘국민배우’라는 호칭은 부담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국민’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니 확실히 부담되긴 했어요. 거기에 맞는 무언가를 해야 할 거 같더라. 그런데 결국 ‘국민배우’라는 호칭은 저를 좋은 쪽(방향)으로 안내를 해줬다”고 했다.
안성기는 팬들에게 “기다려달라”고 인사했다. 아직 준비 중인 작품은 없지만, 건강을 회복해 스크린에 꼭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는 “많이 좋아졌지만, 제가 보기에 아직은 몸 상태가 조금 못 미치는 거 같다. 올해가 지나면 좀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다. 조금만 기다려주시고 좋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해주셨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