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3등 ‘2번 당첨’ 40대 가장…“핑계 삼아 후원한다”

입력 2023-02-24 21:10 수정 2023-02-25 00:43
1055회차 로또 3등에 당첨된 A씨가 서울 노원구 한 아동복지시설에 후원했다면서 올린 자신의 차량 트렁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40대 가장이 로또 3등에 당첨된 뒤 당첨금 절반을 서울 노원구의 한 아동복지시설에 후원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 남성은 2021년 로또 3등에 당첨됐을 때도 해당 시설에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같이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올린 1055회차 로또 3등 당첨 거래내역 확인증.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글을 쓴 A씨는 자신을 서울에 사는 40대 초반, 아들 3명을 둔 가장이라고 소개했다.

A씨는 “로또 3등에 두 번 당첨됐다”면서 농협은행 거래내역 확인증을 올렸다.

이 확인증을 보면 A씨는 지난 18일 추첨한 로또 1055회차 3등에 당첨된 뒤 지난 20일 당첨금으로 126만9215원을 받았다.

A씨는 이후 당첨금 절반인 60만원 정도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아동복지시설에 후원했다.

A씨는 2021년 로또 3등에 당첨됐을 때는 이 시설에 30만원 상당 과자를 전달했었다.

A씨는 “시설에 전화를 드려 물어보니 담당 수녀님이 ‘아이들이 70명 정도 있는데 물품보다는 먹을 수 있는 과일이 필요하다’고 해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차 트렁크 사진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을 보면 딸기와 포도, 귤, 배 등이 담긴 과일상자가 차 트렁크에 가득히 실려 있다.

A씨는 “항상 다른 분들 선한 영향력과 기부를 보면서 ‘해야지’ 마음만 먹고 있다가 3등 당첨이 됐다는 핑계로 시설에 다녀오니 그간 미뤄둔 숙제를 한 기분이라 후련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딸을 엄청 낳고 싶었는데, 아들밖에 없어서 (시설에) 간 김에 일회성 말고 결연으로 후원해 보고자 3~4살 여자아이에게 후원도 신청하고 왔다”고 덧붙였다.

A씨는 “물론 적은 금액이지만 나중에 그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선한 영향력이 우리 사회에 큰 힘이 된다” “1등 두 번 되세요” “본받아 첫 후원 계획을 해보려고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추가 글을 올리고는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너무 많은 과분한 칭찬들 받은 행복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면서 “앞으로도 후원을 하게 되면 인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