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루키’구재영 “‘중꺾마’ 정신으로 롱런 하겠다”

입력 2023-02-24 17:18
구재영. KPGA

데뷔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자그만치 올해 나이 33세다. 2023시즌에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에 데뷔하는 구재영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태어난 구재영은 취미가 골프였던 부모님 덕분에 어린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했다. 본격적으로 골프채를 잡기 시작한 것은 11세 때부터다.

2006년에는 본인이 훈련장으로 이용하던 골프장 주최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해 아시안투어 ‘바클레이 싱가포르 오픈’에 출전했으나 컷 탈락했다.

2009년에 국내로 들어온 구재영은 그 해 KPGA 프로(준회원)에 입회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KPGA 투어프로(정회원) 자격 취득은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5년에서야 가능했다.

구재영은 “오랜 시간동안 간절하게 바라온 순간이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투어 데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늦깎이로 투어를 데뷔한 결정적 이유로 ‘자만’을 꼽았다. 구재영은 “한국으로 오자마자 KPGA 프로 자격을 획득해 자만했다”며 “계속해서 투어프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해 실망감도 컸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2015년에 군 복무를 마친 이후로는 투어 프로 데뷔를 잠시 뒤로 미루고 레슨을 했다. 구재영은 “레슨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꼭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할 것’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후 구재영은 KPGA 2부인 스릭슨투어와 레슨을 병행했다. 그리고 꿈의 무대인 KPGA 코리안투어를 향한 도전도 계속했다.

2019년 ‘KPGA 코리안투어 QT’에 응시했으나 공동 47위에 그쳤다. 대기자 신분으로 이듬해인 2020년 KPGA 코리안투어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얻었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투어가 파행 운영되면서 딱 1개 대회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국내로 들어온 지 14년만에 마침내 KPGA코리안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작년 스릭슨포인트 10위에 자리해 스릭슨포인트 상위 10명에게 부여되는 2023년 투어 카드를 손ㅇ 넣은 것.

구재영은 “KPGA 코리안투어의 일원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며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지치지 않는 체력과 일관성 있는 스윙 리듬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며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프로 데뷔 후 아직 우승이 없다”며 “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을 위해 아껴 뒀다는 생각을 갖고 데뷔 첫 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항상 노력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중꺾마’ 정신으로 투어에서 오래 살아남겠다”라는 다짐을 나타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