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트랩’으로 악명 높은 PGA내셔널 챔피언코스(파70)는 역시 임성재(25·CJ대한통운)의 ‘텃밭’이었다.
임성재가 3년만의 타이틀 탈환을 위해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코스(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840만 달러) 1라운드에서다.
2020년 이 대회서 PGA투어 데뷔 첫 승을 거둔 임성재는 이날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4개를 솎아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일몰에 걸려 21명의 선수가 라운드를 미처 마치지 못한 가운데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6위다. 리더보드 맨 윗자리는 나란히 5타씩을 줄인 조지프 브램릿, 빌리 호셸(이상 미국)이 공동으로 꿰찼다.
PGA투어 통산 2승을 거두고 있는 임성재는 2020년 이 대회에서 투어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작년에는 아쉽게 컷 탈락했지만 지난 2021년에는 공동 8위에 입상했을 정도로 이 코스와 궁합이 나쁘지 않다.
그는 대회 개막에 앞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이 코스에서는 티박스에 올라서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PGA투어 홈페지이가 우승 후보를 예상하는 파워랭킹에 임성재를 1위에 올린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한 임성재는 3번홀(파5)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가볍게 1타를 줄였다. 8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홀 2m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서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9번홀부터 7개홀 연속 파행진을 거듭하던 임성재는 급기야 베어 트랩(15번~17번홀) 두 번째인 16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했다.
다소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임성재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바운스백에 성공하면서 기분좋게 1라운드를 마쳤다. 두 번째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지만 세 번째샷을 홀 3m 지점에 떨궈 버디로 연결한 것.
임성재는 티에서 그린까지 샷 정확도에서 출전 선수 가운데 8위에 올랐을 정도로 샷감은 좋았다. 반면 온 그린시 퍼트수가 1.85개로 많은 게 아쉬웠다.
경기를 마친 뒤 임성재는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렸다. 위기가 몇 차례 있었으나 잘 넘겼다. 9번홀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상승 흐름을 놓쳤다”면서 “후반에는 바람이 좀 불고 어려워졌지만 마무리를 잘했다. 내일 2라운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루키인 김성현(25·신한금융그룹)은 보기없이 버디 2개를 골라 잡아 2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14위에 자리했다.
안병훈(32·CJ대한통운)은 이븐파 70타를 쳤다. 반등이 절실한 노승열(32)과 강성훈(36)은 각각 2오버파 72타와 3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지난해 콘페리투어 최우수선수를 차지한 재미동포 저스틴 서(26)가 4타를 줄여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1971년 마스터스 챔피언 찰스 쿠디의 손자 피어슨 쿠디(미국)는 4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동반 출전한 쌍둥이 형제 파커 쿠디는 4오버파로 부진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