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주주들에 의결권 위임 권유…“SM·카카오 계약 법적 검토”

입력 2023-02-24 09:45

다음달 31일 SM엔터테인먼트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SM의 1대 주주로 올라선 하이브가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SM의 지분 약 14.8%을 보유하고 있는 하이브는 24일 주주들에게 2가지 선임 안건에 대해 의결권 위임을 권유했다. 한국ESG기준원의 ESG모범규준 상의 권고사항들을 반영한 정관 변경 건과 전문성 및 독립성·청렴성을 갖춘 새로운 경영을 위한 이사 및 감사 선임 건이다.

하이브는 “SM은 한국 엔터 산업의 선구자이자 글로벌 한류 열풍을 선도해 온 기업으로서 이제는 세계 3대 메이저 음악회사와 견줄 수 있는 글로벌 엔터 기업으로 도약할 매우 중요한 때”라며 “이를 위해서는 모범적 지배구조 실현 및 전문성 및 독립성·청렴성을 갖춘 경영진 구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사내이사 후보들에 대해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관련 산업 전반에서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3년간 권유자(하이브)의 매출을 3배 이상 증가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최고의 인재들”이라면서 “법률·재무·ESG 등 분야에서의 전문성 및 올바른 지배구조와 이사회의 역할에 대한 확고한 의식을 보유해 지배구조 개선 및 건전한 감사와 함께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날 하이브는 전날 공개된 SM과 카카오엔터의 사업협력계약서 및 관련 계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M과 카카오가 맺은 계약에는 SM 신주 혹은 주식연계증권을 카카오엔터에 우선 부여하고 SM 국내·외 음원에 대해 카카오엔터가 배타적 권리를 획득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하이브는 입장문을 통해 “본 계약이 담고 있는 법적인 문제들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주주(이수만) 지분 인수 과정에서 SM 지배구조를 개선한 것처럼 구성원과 주주 권익보호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아티스트 권리를 제약하는 불합리한 부분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조항대로라면 카카오는 SM 주가가 내려갈 때마다 우선권을 활용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다”며 “일반 주주에게 불평등한 시나리오를 막을 수 없게 되고, 카카오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에게 지속적으로 지분 가치의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하이브와 SM은 각각 의결권 수거 대행업체를 통해 의결권 확보에 나섰다. SM의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지분은 30% 정도다. 국민연금공단(8.96%), KB자산운용(5.12%), 컴투스(4.20%) 등이 캐스팅보터가 될 전망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