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속도의 증가가 백신 제조사의 실적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미국 바이오 기업 모더나가 지난해 4분기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회계상 4분기는 통상 10~12월로, 코로나19 동절기 재유행과 겹치는 시기다. 모더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모더나는 이제 유일하게 생산하는 코로나19 백신 이외의 의약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1. 모더나 [MRNA]
모더나는 24일(한국시간) 마감된 미국 나스닥거래소의 본장 개장을 앞두고 부진했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51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3.61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서 취합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에서 매출은 50억 달러, EPS는 4.68달러였다. 전망치와 비교해 매출은 소폭 상회했지만, EPS가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전망치에 부합한 수준으로 나타났을 뿐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국 뉴스채널 CNBC는 “모더나의 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30%나 감소했다”며 “올해 미국 유럽 일본에 백신 추가 판매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상 회복에 따라 접종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순이익 감소를 일으킨 원인 중 하나는 같은 분기에 25%나 늘어난 비용에 있다. 접종 시한을 넘긴 백신을 손실로 처리한 대손상각으로 2억9700만 달러가 비용에 포함됐다. 모더나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84억 달러로 전년 대비 4% 증가했지만, 정작 같은 기간 순이익은 31%나 줄어든 84억 달러에 머물렀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대유행의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선언을 앞둔 2020년 2월만 해도 30달러 안팎에 머물렀던 주가는 2021년 8월 497.4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일상 회복에 점진적으로 다가가면서 모더나 주가도 하락했다.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6.7%(10.6달러) 하락한 147.57달러에 마감됐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만을 생산하고 있다. 이제 고령자용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모더나는 이 백신의 FDA 승인 시점을 올해 말이나 2024년 초로 예상했다.
2. 도미노피자 [DPZ]
한국에서도 사랑을 받는 미국 피자 브랜드 도미노피자는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았다. 비용이 물가와 비례해 상승하고 매출이 소비를 따라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65%(40.6달러) 급락한 307.86달러에 마감됐다.
도미노피자의 분기 매출은 13억 9000만 달러, 조정 EPS는 3.97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분기 매출을 14억3000만 달러, EPS를 4.43달러로 전망했다. 실적은 전망치를 밑돌았다.
동일 매장 매출 증가는 미국 내에서 전망치 3.64%보다 적은 0.9%, 세계적으로 전망치 3.93%에 이르지 못한 2.6%로 각각 집계됐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10월 상품 가격을 약 7% 인상할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부정적인 반응은 소비 둔화로 이어졌다.
도미노피자 최고경영자(CEO) 러셀 와이너는 고물가‧고금리로 실적 둔화에 시달리는 지금의 경영 환경을 ‘진행 중(work-in-progress‧미완에서 진전 중)’이라고 설명하며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지금의 상황을 묘사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이 없다”고 말했다.
와이너는 “최근 인플레이션의 도전을 받았지만 경쟁사들을 여전히 앞서고 있다”고 낙관했다. 실제로 도미노피자 점포는 지난해 4분기 세계적으로 361곳(미국 43곳, 영외 318곳)이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 95곳이 문을 닫는 동안 465곳이 새롭게 개장했다. 프랜차이즈 확장력은 여전히 강했다는 얘기다.
3. 비욘드미트 [BYND]
식물성 고기를 생산하는 미국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는 이날 나스닥거래소 본장을 마친 뒤 시간 외 매매에서 적자 폭을 줄인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주가를 끌어올렸다. 분기 매출은 7990만 달러, EPS는 –1.05달러로 집계됐다.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매출 7570만 달러, EPS –1.18달러를 웃돌았다. 마이너스 EPS는 주당순손실을 뜻한다. 주당순손실이 전망치보다 0.13달러 적었다. 비욘드미트는 이날 나스닥거래소를 0.23%(0.04달러) 상승한 17.14달러로 완주한 뒤 애프터마켓에서 오전 7시20분 현재 14.35%(2.46달러) 급등한 19.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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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