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의 한 고등학교 교원능력개발평가에서 “엉덩이나 보여달라”는 등 여교사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내용의 답변이 담긴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충북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A고교 여교사 2명이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며 충주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해당 고교는 지난해 11월 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진행했다. 이중 일부 평가서 서술식 문항에 ‘XXX 교사 엉덩이나 보여주고 수업해라’, ‘X쌀 때마다 XX하네’ 등 성적수치심과 불쾌감을 유발하는 모욕적인 답변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최근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서버를 통합 관리하는 충북교육정보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원평가를 한 해당 학교 2학년 학생들의 IP 등 접속정보를 확보해 가해 학생을 찾고 있다”며 “피의자가 특정되면 성폭력범죄 특별법상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충북도교육청은 피해 교사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상담을 진행하고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학생징계위원회나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을 중징계할 것”이라며 “세종시에서도 비슷한 사례로 퇴학 처분 결정이 내려진 바가 있어 이에 상응하는 징계가 내려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교원평가에 교사에 대한 성적 모욕이 담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세종시교육청은 교원평가에서 교사의 신체 부위를 가리켜 성희롱 글을 적은 세종 지역의 고교 3학년 학생을 지난달 퇴학 처분했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해당 학생 측은 퇴학 처분 재심청구 절차 등에 대해 교육청에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서울교사노조는 “XX 크더라. 짜면 XX 나오냐” “XXX이 너무 작다”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 XX” 등의 작성 글이 확인됐다며 문제의 성희롱 발언들을 공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