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토]튀르키예 지진, ‘형제의 나라’ 위해 기도합니다

입력 2023-02-23 22:40 수정 2023-02-23 22:50
지진 전까지만해도 3층짜리 건물이었던 안디옥개신교회가 최근 한 달사이 일어난 두 차례의 지진으로 무너져 내렸다. 한국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는 현지 프랑스 영사관 건물을 매입해 2000년 6월 안디옥개신교회로 봉헌했다. 교회 건물은 1921년 건립돼 1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튀르키예의 문화재이기도 하다.

튀르키예 동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안디옥개신교회(장성호 목사)가 지난 6일(현지시간) 새벽 발생한 진도 7.7 규모의 지진으로 무너져 내렸다.

지난 20일에는 이 교회에서 불과 25㎞ 정도 떨어진 사만다그 지역에서 진도 6.4 규모의 여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 여진으로 교회 건물은 추가로 무너졌다.

성경에 나오는 ‘안디옥’의 지명으로도 유명한 안타키아는 사도바울이 전도여행을 시작한 곳이자,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파송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4세기 말 안디옥 교회의 교인 수는 10만명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흩어진 성도들이 모이던 안디옥은 이제는 더는 모일 수 없는 곳이 됐다. 지진으로 폐허가 됐고 살아남은 이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붕괴한 건물 안에 매몰된 사람들만이 생사조차 확인되지 못한 채 남겨져 있었다.

지진 발생 직전까지도 안디옥개신교회가 있었던 지역은 주요 관공서와 공공기관 등이 밀집한 곳으로 수많은 사람으로 붐비던 한국의 명동과도 같았던 곳이었다고 한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본부(AFAD)은 주재국 동남부 카흐라만마라쉬 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안타키아 지역이 속한 하타이주를 비롯해 말라티야, 카흐라만마라쉬, 아드야만, 아다나, 오스마니예, 가지안테프, 킬리스, 샨르우르파, 디야르바크르 등지에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파악된 양국의 사망자는 4만7000명을 넘어섰다.

현재 한국교회봉사단을 비롯해 한국교회와 수많은 국내 기독교 구호개발기구도 튀르키예 긴급 구호 지원에 나서며 현지 이재민들을 돕고 있다. 현지 튀르키예한인사역자협의회(한사협)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피해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하타이주의 한 건물이 붕괴 위험으로 출입이 금지된 모습.

안디옥개신교회 인근의 한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안디옥개신교회 바로 옆 주택이 무너져 내린 모습.

안디옥개신교회에서 불과 400여m 떨어진 안타키아동방정교회 건물이 거의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린 모습.

안디옥개신교회 바로 옆에 있던 이 건물 1층은 지난 19일 찾았을 때만해도 무너지지 않았으나, 지난 20일 발생한 여진으로 무너져 내렸다.

안디옥개신교회 모습.

안디옥개신교회 건물에 붙어있던 ‘AGAPE(아가페·하나님의 사랑)’라는 글귀의 간판이 외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로 주차돼 있던 자동차가 반파된 모습.

2층짜리 주택 건물이 한쪽으로 쏠려 무너진 모습.

지붕이 무너져 내린 건물.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을 거리가 인적도 없이 휑한 모습.


전쟁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하는 안타키아 도시 거리 모습.

이스켄데룬에 마련된 지진 피해 이재민캠프 전경. 현재 캠프에는 가족 단위 이재민 2500여명이 머물고 있다. 이재민들은 약 16㎡(약 4.8평) 크기로 자갈밭 위에 임시로 세워진 텐트 500여개에 나뉘어 기약 없는 광야의 삶을 살고 있었다.

AFAD 관계자들이 이재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자동차가 지진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다.

이스켄데룬 이재민 캠프에 이재민들이 종이 상자가 널부러진 맨 땅 위에 앉아 구호품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안디옥개신교회 성도들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교회 앞에서 주일예배를 드린 뒤 손을 잡고 기도하고 있다.


안디옥개신교회 앞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한 건물 1층 유리창에 먼지가 껴있었다. 누군가 그 위에 손으로 이렇게 적었다.

‘Geri Doneceğiz Antakya(게리 도네제이즈 안타키아;우리는 안타키아로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하타이(튀르키예)=임보혁 특파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