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선택적 정의나 사법처리가 우리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과거에는 민주주의가 쿠테타 등 폭력에 의해 무너졌지만 이제는 민주주의가 합법적으로 선출된 권력에 의해 무너진다고 한다”면서 (미국)하버드 대학의 두 명이 정치학자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시하는 두 가지 중 하나로 이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제가 보다 주목하는 것”이라며 “바로 ‘자제하지 않는 권력 행사다. 법 집행 등을 앞세워 무자비하게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검찰의 경기도청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경기도청사 내 경제부지사실과 행정1부지사실, 소통협치과, 기획담당관실, 법무담당관실 등에 압수수색을 벌였다.
김 지사는 또 다른 하나로 “정치집단 간 ‘상호 관용’이 없기 때문”이라며 “생각이 다른 집단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탄압해 없애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딱 지금 우리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상호 관용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권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그에 앞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 행사를 자제할 줄 아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함부로 권력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정열린회의(확대간부회의)에서 “(작년 7월 취임 후) 그동안 열세 차례 걸쳐 (검찰과 경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는데, 어제도 압수수색했고, 제 방(집무실)까지도 했다”며 “공자도 무신분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이라고 했다. 검찰의 이와 같은 도를 넘는, 때로는 무분별한 이런 것들이 우리 검찰뿐만 아니라 공직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훼손시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압수수색 영장은 자판기도 아니다”면서 “작년 7월 부임했고, 한 번도 만나본 적 없고 면식도 없는 사람들인데, 저의 방에 대해서 이렇게 했다는 것에 대해서 개탄한다기보다도 도대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가질 수 있겠는가 측면에서 측은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