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목포역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달리자 전남 신안군 해안가에서 바닷바람을 맞아 풍력발전기의 거대한 날개가 돌고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전남 신안군 자은면 백산리, 고장리 일대 17만㎡ 규모의 육상풍력발전단지에는 두산에너빌리티(3㎿) 14기, 베스타스(3.45㎿) 6기 등 20기의 풍력발전기가 총 62.7㎿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풍력발전기 평균 이용률이 21%일 경우 연간 11만5000㎿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신안·목포권역 3만1000세대에 모두 전기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이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전남 신안군 풍력발전단지와 광양시 LNG 터미널을 함께 방문했다. 올해 1월 1일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면서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로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그리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청사진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방문한 풍력발전단지의 평균 이용률은 19%다. 하루 24시간 중 평균 19% 정도의 시간 동안 가동된다는 의미다. 풍력발전기는 보통 초속 12~25m 바람이 불 때 정격전력가동을 시작하는데, 이곳의 풍력발전기는 초속 20m 이상 바람이 불면 돌풍이 불 우려가 있어 안전을 위해 정지한다.
이날 방문한 풍력발전단지는 신안그린에너지가 운영하고 있는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약 5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철홍 신안그린에너지 대표는 “현재로서는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주주들의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확보가 풍력발전단지 운영의 주된 목적”이라면서 “작년부터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고 소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앞으로도 풍력발전이 탄소감축에 기여하는 것뿐 아니라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육상풍력단지 인근에 4개의 풍력발전기를 추가로 설치할 부지를 확보한 상태로, 민주당이 입법 제안한 풍력발전기 간 간격을 조정하는 조례가 통과되면 추가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향후 신안그린에너지 인근에 300㎿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도 추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시간 30분 정도 차로 떨어진 전남 광양군의 LNG 터미널로 향했다. 먼 곳에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돔 모양으로 생긴 LNG 탱크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곳은 국내에서 최초로 민간 사업자가 세운 LNG 터미널이다. 총 5호기가 운영 중이며, 현재는 6호기를 건설 중이다. 1·2호기는 10만㎘, 3·4호기는 16.5만㎘, 5·6호기는 각각 20만㎘ 용량의 LNG 가스를 보관할 수 있다.
이곳 광양 LNG 터미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밸류체인에서 천연가스를 저장·보관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월 1일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면서, 미얀마 가스전, 호주 세넥스 천연가스 탐사에서 시작해 저장·발전까지 이르는 LNG 에너지 밸류체인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31일 LNG탱크 20만㎘ 2기를 추가하는 제2 LNG터미널 착공식을 열기도 했다. 총투자비는 약 9300억원이고, 완공 시점은 오는 2025년이다. 현재 진행 중인 증설이 완료되면 광양 터미널의 LNG 저장용량은 133만㎘로 증가하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40일동안 난방용으로 쓸 수 있는 LNG를 한곳에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국내 민간 1위·글로벌 11위 터미널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이어 시운전을 위해 정박 중인 LPG 운반선에 올라탈 수도 있었다. 높은 계단을 수 차례 올라가자 갑판에 올라설 수 있었다. 바닷물이 아득해 보일 정도의 높이였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이 선박은 LPG 가스를 싣기에 앞서 선내의 불활성가스를 빼내려고 준비 중인 상태였다. 갑판 위에는 LPG 가스를 선내에 넣는 역할을 할 거대한 암(arm) 4개가 접혀 있었다. 21~22일 이틀 동안 LPG 가스를 싣고 출항할 예정으로, 일주일 뒤인 27일 그리스 선사에 인도될 예정이었다.
이 배를 운항하는 배진열 선장은 “LPG 가스 9만1000㎥을 실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라면서 “LNG 터미널이 국내에 있어서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시운전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광양 LNG 터미널 내 6호 저장탱크 내부를 볼 수 있었다. 6호 탱크는 다른 탱크들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돔 모양으로, 이곳에 영하 162도 액체 상태의 LNG 가스가 보관될 예정이었다. 돔 내부에 가득 차면 40m에 육박하게 된다. 망간 함유량이 24%에 이르는 고망간강으로 구성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서기식 포스코인터내셔널 터미널사업실 그룹장은 “5~6호기 탱크부터 포스코의 고망간강을 적용해 열 손실을 낮추고 경제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신안·광양=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