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판 ‘두바이 프레임’ 생기나…서울시, 주요관문 랜드마크화한다

입력 2023-02-23 15:31
올해 사업을 추진할 신행주대교 예상도. 서울 10가지 색을 활용해 다양하게 변할 예정이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행주대교·양재IC 등 서울로 들어오는 주요 진·출입로 위주로 조명·조형물·미디어파사드 등을 활용해 야간경관을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이를 통해 서울을 방문하는 내·외국인들에게 수도 서울의 정체성을 부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빛의 관문 야간경관 개선사업’을 올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세계 주요 도시에는 도착하면 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조형물 등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두바이의 ‘프레임’이다. 이는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길에 설치된 액자 모양 건물로 두바이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경남 김해시(금옥문) 등 여러 도시에서 진·출입로에 시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들을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인 서울시는 지역으로 들어올 수 있는 도로가 수십 개 있지만, 시민·관광객 등이 서울에 도착했다는 걸 인지할만한 상징물이 마땅히 없다. 오히려 주요 진입로 상당수가 어둡고 노후화돼 진입경계로서 시인성 자체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에 서울시는 2021년부터 관련 용역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두바이 프레임·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지역·관문 야간 경관 사례 분석을 진행했고,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우선 행주대교·양재IC·올림픽대로(방화대교)·고척스카이돔·구리암사대교 등 5곳의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했다. 올해는 행주대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행주대교는 서울 관내 서쪽 첫 번째 한강 교량이라는 측면에서 관문 의미에 부합한다.

시는 행주대교 주탑과 와이어 등에 조명을 설치하고 서울대표색 10가지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경관을 개선한다. 이어 내년부터 양재IC와 올림픽대로·고척돔·구리암사대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순차 진행한다.

구리암사대교 미디어파사드 예상도. 다리 중앙 양옆 아치 빈 공간에 설치돼 3D 미디어파사드로 영상 등을 연출할 계획이다. 서울시 제공

특히 서울의 주요 관문인 양재IC를 두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는 시 슬로건 조형물 설치를 고려했으나 더 특색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등에 다양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양재IC는 현재 있는 구조물들을 재활용하긴 어렵다”며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한 올림픽대로 방화대교 인근에 미디어패널을 설치하는 안을, 고척돔과 구리암사대교에는 건물 외벽에 다양한 영상을 투시할 수 있는 미디어파사드를 만드는 안을 추진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이 한국의 대표도시지만 들어올 때 체감할 수 있는 상징물이 없었다”라며 “야간경관 개선뿐만 아니라 ‘관문’의 의미를 살리는 것에 초점을 둔 사업”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