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기현, 尹과 입장 다를 경우 “노(NO)라고 말할 것”

입력 2023-02-23 12:36 수정 2023-02-23 14:59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23일 “당정 관계는 ‘밀당(밀고 당기는)하는 부부관계’라는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 같다”면서 “(당대표가 된 이후 대통령실과) 치열하게 논쟁하고,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입장이 다를 경우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노(NO)라고 말할 것”이라며 “‘밀당’이라는 게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친윤(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김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향후 관계설정에 대해 “이 대표 체제가 계속 갈 것 같다”고 전망한 뒤 “‘사법리스크’는 별도의 문제이고, 민주당 대표는 이 대표이기 때문에 (이 대표를)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국회 운영을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또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당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며 “내년 총선의 공천과 관련해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후보의 얘기를 다 들을 것이다. 그런데, ‘윤핵관’들의 얘기는 안 들어야 하나. 그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김 의원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최근에 윤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는가.
안 뵌 지 오래됐다. ‘만났다’고 그러면 다들 시비를 거니까 일부러 만나지 않는다.”

-유력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데,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승리를 자신하는가.
“‘자신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자신 없다’고 할 수도 없다. 다만, 1차에서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이견이 생길 경우 어떻게 할 계획인가.
“공천의 최종 결정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정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당대표 선거) 다른 후보들을 포함해 당의 주요 인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다 들을 것이다. (다만) 최종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다.”

-당대표가 된다면 당직과 관련해 의중에 두고 있는 인사들은 있는가.
“한 명도 없다. 약속한 사람도 없고, 암시를 준 사람도 없다. 당직 인선을 구상한 적도 없다. 아직 선거에서 이긴 것도 아닌데, 무슨 인선 구상을 하겠나.”

-친윤계의 일방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친윤계를 포함해 범계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유승민계라고 불리던 사람들도 김기현을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을 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조경태 의원도 나를 지지하고 있다.”

-김 의원을 둘러싸고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이 김기현을 죽이기 위해 5년 전부터 계속 떠들었던 사안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나온 게 없었다. 내가 불법을 저지른 게 없으니까. 민주당에서 이미 진상조사 특위도 구성해서 조사했었는데, 아무것도 없다고 흐지부지 종결됐다.

-당내 경쟁자들을 향해 검찰 수사 의뢰를 요구하면서, 대신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한다고 했는데.
“당연한 것 아닌가. 가짜뉴스를 퍼 나르면서도 책임은 안 지겠다고 하면 되나. 이건 비판이 아니라 비방이다.“

-국민의힘 대표가 될 경우 대야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건가.
“(대야 관계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겠다. 싸울 것은 싸워서 이기고, 협상할 것은 협상해서 이기겠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 공격에 주도적이었고, 22일에도 이 대표 발언을 겨냥해 ‘깡패’ 단어와 어울리는 분이라고 비판했는데.
“법에 가장 약한 게 깡패 아닌가. 법과 원칙을 앞세워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 협치라고 하는 것은 주도하는 사람이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법과 원칙이라고 하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면 상대방이 끌려오게 돼 있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야당과 협치는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가.
“사법리스크와는 별도의 문제로, 이재명 대표는 대표로서 인정할 것이다. 민주당의 대표는 민주당이 뽑는 것이지, 우리가 뽑는 건 아니지 않나.”

-국민의힘 대표가 된다면 지금 경쟁 후보들을 비롯해 모두를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나.
“당연히 그래야 한다.”

-이준석 전 대표 등도 포함되는가.
“특정인사의 이름을 거론하면, 제 의도와 다른 기사들이 나와서,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다. 다만, 모든 사람을 다 포용해서 가야 한다. 국민의힘의 성공을 위해 뜻을 같이하겠다고 한다면 심지어 민주당까지도 포용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기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에 취약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터무니없다. 수도권 주민이 따로 있나. 각 지역에서 모인 사람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내년 총선의 필승 카드로 구상하는 방안들이 있는가.
“필승 카드는 일을 잘하는 것이다. 무슨 꼼수나 정치공작 차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일 잘하는 여당, 민생을 잘 챙겨서 국민들에게 꿈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여당, 그렇게 돼야 하는 것이다. 얄팍한 수단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왜 국민의힘 차기 대표로 김 의원을 뽑아야 하는가.
“김기현이 돼야 당이 안정되고, 안정 속에서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명은 거론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내부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후보도 있고, 당대표로서 총선에 참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보도 있다. 어느 쪽을 보더라도 안정 속에서 당을 대통합할 사람은 김기현뿐이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