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노조와의 전쟁’…전문가들 “중도층에 효과 있을 듯”

입력 2023-02-23 09:56 수정 2023-02-23 10:0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노조와의 전쟁’을 선포한 데 대해 여론의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일부 노조의 불법 행위와 강경 투쟁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중도층이 윤 대통령 지지에 가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노조 부패 척결’이라는 설득력 있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노조와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국민들의 지지가 차갑게 식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2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일부 노조의 불법행위에 선전포고한 데 대해 “중도층 지지를 얻는 데 있어 긍정적 영향을 낳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어 “민생에 피부로 확 와닿는 요인은 아니지만, 극단적이고 투쟁적인 걸 싫어하는 중도층이 노조에 거부감이 있는 게 사실인 만큼 중도층 지지 흡수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원장은 그러면서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부분이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밀고 나가고 있다”며 “이는 국민들로부터 ‘시원하다’ ‘추진력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데 지지층에는 꽤 효과가 클 것이고, 중도층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전통적인 보수층뿐만 아니라 중도층도 긍정적인 입장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며 “노조가 위법적이거나 탈법적인 방식을 통해 활동하는 것에는 중도층이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과거 어느 정부도 하지 못했던 것을 윤 대통령이 강하게 정리해보겠다는 시도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나올 수 있다”며 “노동개혁은 지지율에도 파급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조와의 전쟁’이 여권의 기대만큼 중도층을 움직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노조 이슈가 여권 지지층을 결속하는 데는 효과가 크겠지만, 중도층에서 엄청난 쏠림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30대 초반 등 기존 기성 노조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젊은 중도층에서만 약간의 반응이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노조 문제 척결’이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여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노조 이슈를 요란하게 장기적으로 끌고 가면 또 다른 갈등처럼 비칠 수 있다”며 “그러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 있기에 다른 민생 현안과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거나 노조 탄압으로 가게 되면 여론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노동개혁의 출발점은 노조 회계의 투명성 강화”라고 재차 지적했다.

연일 노동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윤 대통령은 “임기 내 건설 현장의 갈취·폭력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