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유튜브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관한 대대적 폭로를 예고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법원에 유 전 본부장을 제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의 공범으로 지목된 정진상 전 실장이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투는 상황에서 유 전 본부장이 장외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 부당하다는 인식이 당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당장 공식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해 10월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났다. 석방 이후 그는 검찰 조사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와 측근들의 뇌물 수수 등 비위 의혹을 제기하며 ‘폭로전’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유재일’ 출연으로 정치권을 들썩이게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공개된 영상에서 2009년 이 대표를 처음 만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분당지역 리모델링 연합회장을 맡을 당시 지역구 국회의원 등을 찾아갔는데 문전박대를 당했다”며 “(의원들의 무시에) 반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 대표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하며 나타났다. 알라딘 램프의 지니처럼 문지르지도 않았는데 나타나 얼마나 반가웠겠나”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특히 이 대표가 2008년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접근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약 14분 분량의 영상 말미에는 ‘이후 이재명은 유동규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정진상·김용·유동규가 의형제를 맺게 되는데’라는 자막이 나오며 다음 편을 예고했다. 해당 채널을 운영하는 정치평론가 유재일씨는 “규모가 큰 대하드라마라 100부작 이상은 나올 것 같다”며 해당 인터뷰 영상이 연속 게시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 대표는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이후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그는 23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속영장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오는 27일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부결을 위한 여론전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연일 검찰과 정부를 비난하고 있는 이 대표는 전날 국회 최고위원 회의에서 “수사권으로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나. 국가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하기도 했다. 그는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하냐, 가만히 맞아라’라고 하는 게 깡패의 인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