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고객센터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다 목숨을 끊은 여고생 고(故) 홍수연(당시 18살)양의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다음 소희’를 관람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영화 ‘다음 소희’를 보길 간청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산업현장의 불법 실태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이같이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CGV에서 영화 ‘다음 소희’를 숨진 홍양의 부모와 민주당 강민정·도종환·박주민·서동용·유기홍·이재정 의원, 을지로위원회, 전국여성위원회, 희망연대노조, 보좌진 및 당직자 등과 함께 관람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부득이한 일정이 생겨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상영에 앞서 “늦었지만 고 홍수연양과 영화 속 다음 소희에게 이 땅의 의원으로서 미안하단 말씀을 전한다”며 “당의 을지로위원장을 맡으면서 청소년 노동자 문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현장에서 싸우면서 문제의식을 가진 적 많았다. 우리 시스템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간 놓치고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보기를 간청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산업현장에서 불법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게 국가냐고 말했다. 전 그 말이 선택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정부가 나서서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제대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결국 이 땅에서 소외받고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정치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세상에 다시 선보이는 고 홍수연양, ‘다음 소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이런 억울하고 희생된 사람이 없도록 깨달으라는 촉구 아니겠나. 영화 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억울함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영화는 2017년 전주의 LGU+ 고객센터 콜센터 현장 실습 중 일한 지 5개월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홍양의 사연을 담고 있다. 특성화고 현장 실습 제도 문제를 다루면서 현장 실습생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부당한 처우, 콜센터 감정노동 종사자가 겪는 폭언과 욕설 등 인권 침해 실태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배두나는 이 영화에서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유진’으로 등장한다.
이날 국회 교육위에서는 직업계고 현장실습생도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부터 보호하고 실습업체의 부당 대우를 금지하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직촉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직촉법 개정안은 근로기준법 적용 조항을 확대하고, 실습업체가 실습생을 폭행·협박·감금하는 등의 부당한 대우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