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피해학생 보호하는 교사가… 관사에서 성폭행

입력 2023-02-22 17:48 수정 2023-02-22 18:19

아동학대 피해 학생을 보호하겠다던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혜선)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로 기소된 교사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광주의 한 학교 교사인 A씨는 2021년 11월 말부터 지난해 1월 초까지 관사에서 제자 B양을 10여 차례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양으로부터 ‘어머니에게 학대당했다’는 말을 듣고 직접 경찰에 신고한 뒤 자신이 거주하는 학교 관사에서 함께 지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후 A씨는 B양에게 비상식적인 요구를 했다. B양이 거부하며 밀치거나 “이러면 성폭행범”이라고 말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며 A씨의 범행은 더욱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은 SNS로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에게 괴로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B양에게 피해 사실을 듣고 A씨를 신고한 뒤 퇴사 조치했다.

검찰은 B양과 함께 살기 시작한 직후인 2021년 11월 말부터 한 달 반 동안 범행했다고 판단하고 A씨를 기소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양과 어떠한 성적 접촉도 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질병으로 B양이 주장하는 범행을 실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질병과 관련해 A씨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고, B양의 진술은 일관되고 상세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이 학교 학생이자 사실상 보호하던 피해자를 성적으로 학대해 죄책이 무겁고 B양이 A씨를 무고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없다. A씨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도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