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장남(만 13세 추정)이 북한 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우리 정보당국이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최근 딸 김주애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 등 대규모 군 행사에 동행시키면서 ‘김주애 후계자설’을 둘러싼 논란이 촉발됐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앞세워 시선을 돌리면서, 장남에게 권력을 넘기는 후계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까지 김 위원장에겐 적어도 세 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17년 김 위원장 자녀로 2010년생 첫째 아들, 2013년생 둘째 딸 주애, 그리고 2017년에 태어난 성별이 알려지지 않은 셋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장남이 북한 내에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보당국 내부에 김 위원장의 장남만 전담해 분석하는 인력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최근 논란이 된 ‘김주애 후계자설’에 대해 “북한의 연막작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후계자를 그렇게 조기 노출시키며 공개적으로 키우는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며 “특히 북한은 전통적으로 후계자 세습에 있어 신비주의를 내세웠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역사적으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과정에서 후계자 선정과 공개를 극비에 부쳐왔던 점을 감안할 경우 김주애가 후계자가 아닐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장남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장남 후계자설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정보 판단이나 분석을 내놓지 않는 이유는 북한 내 휴민트(정보원)가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이 김 위원장의 장남이 후계자로 낙점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첩보나 동향을 이미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장남이 이미 비공개적으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국정원은 지난 1월 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후계 구도와 관련해 김주애가 후계자가 된다는 판단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정원의 이 같은 정보 판단이 김 위원장의 장남 관련 동향을 포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도 나왔다.
김보미 안보전략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김주애는 열병식 내내 자유롭게 행동했는데 통상 후계자에게 요구되는 절제된 자세나 태도들을 발견하기 어려웠다”며 “항간에서 제기되는 후계자설은 아직 단정하기에 섣부른 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