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최초로 보이스피싱 사기범 검거용 음성분석 모델을 개발해 이달 말부터 현장에 투입한다.
행정안전부는 통합데이터 분석센터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최신 인공지능학습(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음성분석 모델을 이달 말부터 보이스피싱 사기범 목소리 감정에 활용한다고 22일 밝혔다. 그동안 국과수는 러시아와 영국에서 개발한 음성분석 모델을 활용했으나 외국어 기반이어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범죄자와의 동일인 여부를 정확히 판별하지 못했다. 특히 보이스피싱 조직은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범죄를 저지르지만 이 모델은 각각의 사기범을 한 범죄조직으로 판별하는 군집화 기능이 없어 검거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정부가 개발한 모델은 약 6000여명으로부터 추출한 100만개 이상의 한국어·외국어 음성데이터를 활용했다. 특히 한국어는 10만개 이상의 일반인 음성데이터와 국과수가 확보한 실제 보이스피싱 사기범 음성 데이터를 함께 사용해 화자 구분에 필요한 최적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검증 결과 범죄자 음성 판독률은 기존 모델 대비 77%나 향상됐다. 100개의 범죄자 음성을 감정하면 기존 모델은 28개만 판별했으나 새 모델은 51개까지 판별했다. 또 조직원 4명이 역할을 나눠 여러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이들이 동일 조직 소속임을 밝히는 군집화도 가능해졌다.
행안부는 경찰청과 모델을 공유해 초동 수사의 속도와 검거율을 모두 높이겠단 방침이다. 이어 기관 사칭이나 전세 사기 등 여러 음성 관련 범죄 수사에도 전반적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새 모델로 분석한 보이스피싱범 음성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등에도 공개한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