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싫어요” 美 대기업 직원들 ‘재택 축소’에 반발

입력 2023-02-22 14:15
국민일보 DB

미국 대기업이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재택근무에서 출근으로 전환에 나서자 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고 미국 경제채널 CNBC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닷컴 직원들은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에게 사무실 복귀 명령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이는 재시 CEO가 오는 5월 1일부터 “1주일에 3일 이상 사무실에 출근하라”고 지난 17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아마존닷컴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직원들의 근태를 각 팀의 관리자에게 일임해 왔다.

아마존닷컴 직원들은 업무 복귀 정책에 대한 우려를 집단으로 표하기 위해 업무용 메신저 슬랙 안에 별도 대화방을 개설했다. 여기에는 1만6000여명의 직원들이 몰렸다.

직원들은 또 재시 CEO와 핵심 의사 결정 그룹인 S팀에 보낼 청원서의 초안도 작성했다. 청원서는 “회사의 새로운 RTO(return to office) 정책은 다양성과 포용성, 지속 가능성을 표방하는 아마존의 가치에 반한다”며 사무실 복귀 명령 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재택근무 축소를 명령하는 회사가 이를 뒷밤칠할 근거 자료는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많은 직원은 대면 출근을 강요하지 않는 직장 생활을 계획했다”며 “이번 지시는 아마존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슬랙 채널에는 “재택근무인 것을 고려해 직장과 먼 곳에 집을 얻었는데 통근은 어쩌냐”고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고 CNBC는 전했다. 또 집에 돌봐야 할 아이나 노인이 있어 (사무실에 있는 동안) 도와줄 사람을 찾아야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앞서 미디어·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 직원 2000여명은 지난 16일 사측에 “사무실 복귀 지침을 재고해 달라”는 청원을 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다음 달부터 “일주일에 나흘은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고 지시한 데 대해 반발이다. ABC방송과 영화사인 ‘20세기폭스 스튜디오’, 마블 등 디즈니 계열사 직원들도 동참했다.

이들 기업의 재택근무 축소는 불안한 경기 전망으로 전년 대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마존닷컴 직원들이 서로 배우고 협력하는 것이 회사 문화와 직원들의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재택근무 축소 이유를 밝혔고, 디즈니는 “창의성이 핵심인 콘텐츠 산업을 위해 사무실에서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