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이 자신을 괴롭힌 동급생을 때려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혔으나 이를 칭찬했다는 아버지의 사연이 올라와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1 아들이 학교폭력을 했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중학생 아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본인을 자꾸 무시하고 때리면서 괴롭히던 친구를 때려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며 조언을 구했다.
A씨에 따르면 아들에게 폭행을 당한 친구는 자신이 아들을 괴롭혀 온 사실을 인정했고, 교사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아들의 폭행으로 친구는 코가 부서지고 발목이 완전히 꺾여 최소 전치 12주 진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A씨는 “아들에게 어릴 때부터 ‘자기 몸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고 해서 3년 전부터 주짓수를 배우게 했는데 이 사달이 났다”며 “그동안 단 한 번의 사건 없이 친구들과 잘 지내는 모습만 보여줬는데 주짓수를 관두게 해야 할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된 점은 A씨가 “아내는 아이를 혼내고 있고 저는 오히려 칭찬하고 있다”고 밝힌 부분이다. A씨는 “(아들이) 먼저 폭행하거나 괴롭혔다면 정말 혼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제가 21살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를 바로 얻어서 철없는 아빠일 수 있다”고 말했지만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한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네티즌들은 “당하고만 있으면 더 괴롭힌다” “인과응보고 이건 정당방위” “부모 입장에서 백프로 공감” “때린 건 잘못이지만 그래도 속 시원하다”는 댓글이 다수의 ‘좋아요’를 받았다. 심지어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죽이지 않은 게 문제라는 건가”라는 과격한 반응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반면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가르쳤어야 한다” “원인을 제공했더라도 정도라는 게 있다”며 A씨와 아들을 질책하는 반응도 보였다. 일각에선 “도를 넘어서면 법적으로 가해자가 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혼내라는 건 아니지만 폭력은 최후의 수단으로 써야 한다는 건 알려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편으론 “문제는 선생님도 그동안 아이가 괴롭힘당한 것을 알면서도 말 안 했다는 것” “묵인해온 선생님부터 질책해야 한다”며 학교 측의 대응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등장해 호응을 얻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