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선교사의 고령화 빨간불… 50대 이상이 63% “은퇴 선교사 대책 시급”

입력 2023-02-21 17:39 수정 2023-02-23 16:11
생명의빛예수마을교회(하룡 목사)와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은 65세 이상의 은퇴 선교사들을 섬기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재단은 경기도 가평에 은퇴선교사 주택인 ‘생명의빛홈타운’을 운영한다. 이곳에 입소하려면 평균 1억원의 보증금이 필요한데 교회와 재단이 각각 4천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선교사는 2천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교회는 은퇴선교사의 일자리도 창출해 4대 보험까지 책임진다. 하룡 목사는 21일 “현재 이곳에 16가정이 정착해 살고 있다. 교회는 매달 관리비와 식대를 포함한 120여만원을 선교사 부부에게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선교사(2년 이상 사역)의 고령화가 고착화되면서 은퇴선교사의 처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교회보다 교단이나 초교파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같은 상황은 최신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은 이날 서울 동작구 KWMA 대회의실에서 ‘2022 한국선교현황 통계조사’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말까지 진행됐다. 조사에 응답한 단체는 228곳이다.


지난해 한국 국적의 장기선교사(2년 이상)는 2만2204명이었고 파송 국가는 169개국이었다. 단기선교사는 482명, 외국 국적의 국제 선교사는 910명이었다. 장기선교사 10명 중 6명 이상이 50대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선교사의 연령 분포(표 참조)에서 50대 이상은 39.0%, 60대 이상은 23.1%, 70세 이상은 3.4%로 50대 이상이 65.5%나 됐다.

홍현철 KRIM 원장은 “만약 70세에 은퇴한다고 볼 때 현재 60대 이상인 선교사 26.5%(5889명)가 10년 이내 은퇴한다”면서 “65세를 은퇴 나이로 본다면 현재 선교사의 46.01%(55세 이후를 50대의 절반으로 계산할 경우)인 1만216명이 10년 이내 은퇴 대상자가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현철 한국선교연구원장이 '2022 한국선교현황 통계조사'를 설명하고 있다.

반면 30세 이하의 선교사 비율은 8.0%에 불과했다. 홍 원장은 “한국선교 운동의 지속을 위해선 젊은 세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청년들의 선교를 독려할 수 있는 교육과 프로그램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 다시 선교가 활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도 나왔다. 지난해 48개 단체가 실시한 ‘선교사 파송 훈련’에 698명이 참여했는데 전년 대비 16.7% 증가했다. 29개 단체의 ‘선교사 교육’에 참여한 참가자는 964명으로 전년 511명에 비해 88.7% 상승했다. 42개 단체가 실시한 ‘선교 관심자 정기 선교 교육’에는 4천757명이 참여, 전년 대비 75.5% 증가했다.

1년 미만의 단기 선교 활동에는 4천109명이 참여, 2021년 641명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선교단체와 파송교회가 선교현장의 선교사들을 돌보는 ‘멤버 케어’ 사역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홍 원장은 “선교사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선교지 상황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특히 100명 이상 되는 선교단체에서 선교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황수민 인턴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