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윤석열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로 송부된 21일 민주당 의원들 앞에서 “당대표로서 의원님들께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며 바짝 엎드렸다. 오는 27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이탈표’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의원님들도 많이 힘들고 피곤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이재명의 대선 패배의 업보”라며 ‘마음의 빚’을 언급했다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또 “지난해 대선이 끝나고 특수부 수사가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는데, 이렇게 없는 죄를 만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자신에게 제기된 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과 관련한 구속영장 내용을 보니 결국 (제가) 돈을 받은 것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면서 “몇 년간 검사가 70여명 가까이 동원돼 수백 번의 압수수색을 했음에도 돈을 받았다는 내용이 영장에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법·불법 행위를 사전에 보고하고 승인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말 허무맹랑하다”고 주장했다. 또 “성남FC와 관련한 영장 내용에도 불법 부당한 행정업무 처리가 없었고 모두 적법하게 처리됐다는 것이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의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영장 내용을 아무리 살펴봐도 그동안 얘기한 ‘428억원’ ‘그분’, 돈 이야기가 전혀 없지 않으냐”며 “조그마한 기여를 한 누군가도 50억, 100억원을 받고 조그마한 도움을 준 아들도 수십억원을 받았는데, 제가 그 사건에 부정하게 관여했다면 이렇게 한 푼도 안 받았을 리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의총을 통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자율적이고 당당하게 투표에 임해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무도한 야당 탄압을 함께 막아내자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 앞에서는 몸을 낮췄지만, 윤석열정부를 향해선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당 경제위기대응센터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권은 무책임한 시장 만능 논리만 내세우고, 민생을 살리고 국민을 지키는 데 써야 할 국가 권력을 민주주의 파괴에 악용하고 있다”며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 무능하다는 것은 그 자체가 죄악”이라고 몰아세웠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