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리그 막바지로 향하는 프로농구가 모처럼의 휴식기를 맞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전체적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는 와중에 6강 싸움은 유독 점입가경이다. 수원 KT와 전주 KCC, 원주 DB가 나란히 패배를 적립하며 막판 ‘한 끗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KT는 21일까지 올 시즌 18승 25패를 거두며 승률 0.419로 리그 6위를 지켰다. 바로 뒤 7위엔 KCC가 자리했다. KT와 승차는 없지만 승률에서 불과 4리 밀렸다. DB는 이 둘에 1경기 뒤진 8위에 머물렀다.
세 팀의 각축전은 앞서 2라운드 막판에도 나타났다. 단지 당시엔 꼴찌를 면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 DB가 2위에서 8위까지 추락하고 KCC와 KT는 하위권에서 부침을 겪다 9·10위를 전전하던 시기였다. 이후 KCC가 한때 5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이내 동력을 잃었고, 다른 둘이 턱밑까지 추격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다투는 5라운드 막바지까지도 이들의 질긴 인연은 이어지고 있다. DB가 5연패로 미끄러지기 무섭게 KCC는 질세라 4연패로 화답했다. 그러자 KT도 상위권 팀들에 연달아 승리를 내주며 대열에 합류했다.
하윤기·양홍석이 공격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KT는 서울 SK와 울산 현대모비스에 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둘이 막히니 게임을 풀어갈 구멍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양홍석은 각각 29분과 20분을 넘게 뛰면서도 연속 4득점으로 묶였다. 그나마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재로드 존스도 다소 처진 슛감을 보였다. 두 경기를 합쳐 11개의 3점슛을 시도했으나 2개만 림을 통과하는 데 그쳤다.
KCC도 반등 숙제를 안고 있지만 쉬운 상황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 변수가 크다. 태업 논란 끝에 론데 홀리스 제퍼슨을 퇴출한 KCC는 디온 탐슨을 영입했지만 실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아직 미지수다. 이승현이 팔꿈치 부상에서 조기 복귀했고 라건아가 분전하고 있지만, 역시 부상으로 이탈한 허웅의 경우 현실적으로 시즌 내에 돌아오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DB도 용병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부상 이슈 때문에 팀을 떠나게 된 드완 에르난데스를 대신해 영입한 말콤 토마스가 극도로 부진한 모습이다. 입단 후 치른 5경기에서 평균 4.2점을 넣는 데 그치자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냈다. 다만 이미 막바지에 다다른 일정 상 대체 선수를 찾기도 마땅찮아 고민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단비같은 휴식을 마치는 팀은 KCC다. 오는 23일 SK를 홈으로 불러들여 전초전을 치르는 이어 주말엔 DB와 양보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매치로 만난다. 이 결과에 따라 6강 경쟁 구도도 다시 한 번 출렁일 전망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