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부 지역에 아사자가 쏟아져 나오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00㎜ 초대형방사포 발사’ 소식을 전했다.
노동신문은 21일 2면에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조선인민군 서부전선장거리포병부대 해당 방사포병구분대가 전날 아침 7시 방사포 사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오후 대내용 매체인 조선중앙TV가 관련 보도를 한 데 이어 신문에서도 같은 소식을 전한 것이다.
북한은 최근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도 이를 보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경제가 어려운데 국방 부문에만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주민 반발을 의식했을 거라는 관측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방사포 발사 소식을 보도한 것은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널리 알려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조치로 보인다. 제재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 조치 등으로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외부의 위협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문은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은 2월 19일 전략폭격기 B-1B와 스텔스전투기 F-35 등 10여대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또다시 벌여 놓았다”고 명시해 이번 방사포 발사가 한·미 훈련에 맞대응 성격임을 강조했다.
이는 적들이 체제를 위협하고 있는 만큼 내부 결속을 다져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관계기관 간에 북한 식량 사정 평가를 긴밀히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비록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요청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북한 측이 WFP의 지원을 희망하는 정황을 확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