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서 ‘바이든? 날리면?’ 꺼낸 김기현…이준석 “자폭”

입력 2023-02-21 04:24 수정 2023-02-21 09:41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 참석한 김기현(왼쪽 사진) 후보와 천하람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2차 TV토론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기현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해 뉴욕 순방 당시 불거진 ‘바이든·날리면’ 논란을 소환해 이목을 모았다.

김 후보는 20일 TV토론회에서 천하람 후보에게 “MBC 편파 방송에 관해 묻겠다”며 “천 후보는 윤 대통령이 거기서 ‘바이든’이라고 말했다고 했는데, 지금도 (생각에) 변화가 없는가”라고 질의했다.

김 후보는 이어 “MBC에서 전문 장비로 분석했더니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저도 들어봤습니다만 ‘바이든’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런데 청년을 대표하는 천 후보가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공격해 본인의 이름을 알리는 데 급급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 대통령식은 이에 대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다"고 정정했다. KBS 보도화면 캡처

이에 천 후보는 “여전히 ‘바이든’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 질문을 다른 후보님들께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김 후보가) 먼저 질문을 주시니 감사하다”면서 “청각도 중요하지만 당시 여러 상황이나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했던 발언 등을 종합했을 때 저는 ‘바이든’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그것이 오히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반을 훌쩍 넘는 국민이 ‘바이든’이 맞다고 한 상황에서 여당 당대표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대통령은 결코 오류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날리면’이라고 끝까지 가야 된다고 과도하게 충성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개혁의 동력들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인가 염려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9월 21일 윤 대통령이 글로벌펀드재정공여회의 연설 후 측근에게 한 발언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가 아니라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입장이다.


해당 언급과 관련해 이준석 전 대표는 TV토론회 직후 페이스북에 “오늘 대통령실에서 ‘언급 안 했으면’ 하고 있었지 싶었던 ‘바이든’ ‘날리면’ 질문을 김 후보 측에서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 탈당 및 신당 창당, 탄핵 발언, ‘바이든’ ‘날리면’까지 가히 김 후보 측의 설화 리스크라고 대통령실에서는 생각할 것 같다”면서 “내부총질 수준을 넘어서 계속 수류탄의 핀을 뽑고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있다. 조금만 더하면 실수가 아니라 프래깅(아군에 의한 고의적 살해)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TV토론회에서도 김 후보의 ‘울산 KTX 부동산 투기’ 의혹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천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울산의 이재명”이라고 비난했고,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안철수 후보는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다. 이걸 건드리면 총선에서 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어떻게 그렇게 말꼬리를 잡으며 허위 가짜뉴스를 만드냐. 민주당 시절 샅샅이 다 뒤졌는데 아무 불법과 특혜가 없는 게 됐다”면서 “그 토지에 도로가 결정되는 과정에 제가 조금이라도 개입한 불법이 있으면 저는 모든 책임을 지고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적극 부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