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 2차 TV토론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기현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해 뉴욕 순방 당시 불거진 ‘바이든·날리면’ 논란을 소환해 이목을 모았다.
김 후보는 20일 TV토론회에서 천하람 후보에게 “MBC 편파 방송에 관해 묻겠다”며 “천 후보는 윤 대통령이 거기서 ‘바이든’이라고 말했다고 했는데, 지금도 (생각에) 변화가 없는가”라고 질의했다.
김 후보는 이어 “MBC에서 전문 장비로 분석했더니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저도 들어봤습니다만 ‘바이든’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런데 청년을 대표하는 천 후보가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공격해 본인의 이름을 알리는 데 급급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천 후보는 “여전히 ‘바이든’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 질문을 다른 후보님들께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김 후보가) 먼저 질문을 주시니 감사하다”면서 “청각도 중요하지만 당시 여러 상황이나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했던 발언 등을 종합했을 때 저는 ‘바이든’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그것이 오히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반을 훌쩍 넘는 국민이 ‘바이든’이 맞다고 한 상황에서 여당 당대표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대통령은 결코 오류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날리면’이라고 끝까지 가야 된다고 과도하게 충성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개혁의 동력들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인가 염려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9월 21일 윤 대통령이 글로벌펀드재정공여회의 연설 후 측근에게 한 발언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가 아니라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입장이다.
해당 언급과 관련해 이준석 전 대표는 TV토론회 직후 페이스북에 “오늘 대통령실에서 ‘언급 안 했으면’ 하고 있었지 싶었던 ‘바이든’ ‘날리면’ 질문을 김 후보 측에서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 탈당 및 신당 창당, 탄핵 발언, ‘바이든’ ‘날리면’까지 가히 김 후보 측의 설화 리스크라고 대통령실에서는 생각할 것 같다”면서 “내부총질 수준을 넘어서 계속 수류탄의 핀을 뽑고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있다. 조금만 더하면 실수가 아니라 프래깅(아군에 의한 고의적 살해)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TV토론회에서도 김 후보의 ‘울산 KTX 부동산 투기’ 의혹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천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울산의 이재명”이라고 비난했고,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안철수 후보는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다. 이걸 건드리면 총선에서 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어떻게 그렇게 말꼬리를 잡으며 허위 가짜뉴스를 만드냐. 민주당 시절 샅샅이 다 뒤졌는데 아무 불법과 특혜가 없는 게 됐다”면서 “그 토지에 도로가 결정되는 과정에 제가 조금이라도 개입한 불법이 있으면 저는 모든 책임을 지고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적극 부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