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규모의 필로폰을 태국에서 국내로 밀수입한 마약 밀수범 3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담배 밀수 경험을 바탕으로 마약으로 영역을 확대했다가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필로폰 50㎏는 약 165만명(1회 투약분 0.03g 기준)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용량으로, 실제 시중에 유통됐다면 1660억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부장검사 박성민) 마약 사범 A씨(63)와 국내 밀수 조직원 B씨(56)와 C씨(61)를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으로 구속기소 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2월 중순 태국에서 플라스틱 재질의 팔레트(화물 운반대) 7개에 필로폰 50㎏를 숨겨 부산 용당세관으로 밀수입했다. 이들은 세관 검사를 피하고자 쓰레기통 수입을 가장한 뒤 팔레트 빈틈 사이사이에 필로폰을 숨겨 들어왔다.
A씨는 지난달 10일 밀수입한 필로폰을 대구 수성구에 있는 한 주택가 빌라에 보관해 오다가 검거됐다.
이후 수사 당국은 A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진행하고,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진행해 지난 3일 B씨와 C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이들의 밀수 범행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1개월간 16차례의 압수수색과 대포폰, 친척·내연녀 명의의 차명계좌 분석 등을 진행했다.
이들은 담배 등을 밀수하다 1~2차례 적발(관세법 위반)된 이력을 가진 자들로, 최근 마약 밀수까지 영역을 확장하던 중 부산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에 적발되어 검거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밀수한 필로폰은 전량 압수돼 실제로 사용되거나 유통되지 않았다”면서 “마약 수사 역량을 복원·강화해 마약류 밀수·유통 범죄를 엄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해외 마약류의 유입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노력해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부산지검은 이번 수사 중 파악된 태국 필로폰 공급 관련 정보를 태국 마약수사청(ONCB) 등 현지 수사당국과 공유하고, 국정원 등과 함께 공조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