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수능 2년 차인 2023학년도 이과 학생들이 높은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인문계열에 교차지원하는 이른바 ‘문과침공’ 현상이 전년보다 심해졌다.
진학사는 20일 자사 정시 서비스를 통해 실제 지원 대학이 확인된 서울대 인문계 지원자 중 과반인 53.75%가 이과생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4.75%에서 무려 9.0% 포인트나 급등한 수치다. 실제로 올해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정시 최초 합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과생이었다.
서울대는 이번 정시에서 교과평가를 도입하고 평가 항목에 ‘과목 이수 내용’을 둬 ‘진로·적성에 따른 선택 과목 이수 내용’을 평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교차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이과생들이 이런 불리함을 무릅쓰고 인문계열에 대거 지원한 것으로 진학사는 풀이했다.
서울대뿐 아니라 서강대(74.63%), 연세대(67.42%), 한양대(61.46%) 등의 대학 인문계에서는 60% 이상의 교차지원율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교차지원 경향도 지난해보다 더 뚜렷해졌다. 올해 진학사에 인문계 지원 사실을 입력한 9만147명 중 이과생은 2만4379명으로, 그 비율은 27.04%였다. 지난해 25.88%에서 1.16%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통합수능 이전인 2021학년도에 이과생들의 교차지원 비율이 0.8%였던 것에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반면 성균관대는 교차지원 비율이 지난해보다 3.67% 오히려 감소했다. 올해 교차지원 비율도 23.37%로 서울 주요 6개 대학 중 가장 낮았다.
우 소장은 “이는 2022학년도부터 탐구영역의 변환 표준점수를 사회탐구에 더 높게 책정해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을 줄이려고 노력해온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 배경으로 꼽히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은 올해로 세 번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우 소장은 “대체로 대학들은 교차지원을 막기 위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에도 교차지원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