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선 심고 한쪽에선 자르고…제주도, 가로환경 협업행정 가이드라인 수립

입력 2023-02-20 15:59 수정 2023-02-20 16:01
제주시청 앞 도로와 연동 신시가지 도로 모습. 가로수의 조성 여부에 따라 도심 풍경과 시민들의 생활 편의가 크게 달라진다. 국민일보DB

제주도가 보행자 중심의 가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녹지 부서와 도로개설 부서간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보면 녹지 부서는 도시숲을 조성하거나 가로수를 심을 때 보행에 적합한 수종과 식재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가로수가 도시 경관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녹지공간 조성 시 각각의 녹지 축이 띠처럼 연결되도록 설계단계에서 고려해야 한다.

도시숲 조성 시 도시 원풍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가로수 등 식재 나무의 이력 관리에 노력해야 한다.

건설 부서는 도로 개설 시 도로구역 내 녹지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도로 조성 계획 단계에서부터 녹지공간 확보를 의무화하고, 가급적 도로 설치로 인해 동물의 서식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녹지축 단절을 최소화 해야 한다.

도로 관리부서는 보도 조성 시 보행이 불편하지 않도록 보도폭 시설 기준을 준수하고, 보도에 가로수 뿌리 돌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식재 공간 확보해야 한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제주시 내 한 도로 개설과정에서 가로수가 상당량 제거돼 녹지공간이 줄어드는 등 자동차 중심의 도로 정책이 지역 문제로 대두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도는 지난해 10월 녹지와 도로 관련 9개 부서와 전문가로 실무그룹을 구성해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기준을 마련했다.

앞으로 관련 부서는 도로 공사나 녹지 조성 과정에 함께 참여해 가이드라인이 지켜질 수 있도록 협업해야 한다.

양제윤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