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주술정치’ ‘무술정치’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정부·여당을 공격했고, 국민의힘은 “공상소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라고 맞받았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에게 “역사 고전을 보면 망징이라는 게 있다. 망하는 징조, 국가 위기 징조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집권세력 내에서 간신론이 나올 때 국가가 위기에 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의힘 내부에서 간신론이 등장하고 있지 않느냐”며 “집권세력 내부에서 지금이 난세라고 스스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어 “또다른 망징 위기 징후가 주술정치·무술정치가 판치는 것인데, 천공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방 실장은 “언론을 통해 나와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천공이) 스스로 나와 대통령과 사적 관계, 친분관계를 이야기하고 대통령실 이전이나 관저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가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이 정도 되면 대통령실이나 국무조정실에서 조사하고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에 방 실장은 “그 문제 관련해서는 소관기관에서 이미 답변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 정도 되면 그냥 원천진압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예 못 나오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고, 방 실장도 “이미 명확히 말한 걸로 안다”고 응수했다.
국민의힘은 반격에 나섰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박 의원을 겨냥해 “첫 업무보고, 첫 질의에서 뜬금없는 간신세력·천공 등 공상소설에 나올 듯한 내용을 갖고 질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근거도 없는 천공 이야기니 간신세력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당한 지 얼마나 됐다고 여당 상황에 대해 망할 징조이니 간신이니 하는 말씀을 여기서 하는 건 언어순화가 필요하다”꼬집었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의원도 “천공이니 간신론이니 하는 건 민주당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청와대 이전 업무를 제가 총괄했지만 천공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다.
윤 의원은 “허위사실을 누군가가 터뜨려놓고 그걸 국회에 와서 같이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이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기대어 이같은 발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국회) 밖에 나가서 이야기를 하라”면서 “당당하게 책임질 수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