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무시 당한 스트레스”…정상석 훼손한 20대 집유

입력 2023-02-20 14:52
경기 남양주시 불암산 애기봉 정상석이 사라지고 남은 흔적. 남양주시청, 뉴시스

지난해 수락산 등 경기 북부권의 산봉우리에서 정상석을 잇달아 훼손한 2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 정혜원 부장판사는 특수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약 3개월간 남양주시 소재 수락산과 불암산에 설치돼 있는 정상석과 안전로프 등을 총 6차례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 수락산 도솔봉을 등산하던 중 우발적으로 한 민간산악회 소유의 도솔봉 정상석을 몇 차례 흔들어서 산 아래 낭떠러지로 추락시켰다.

그 이후로도 3개월에 걸쳐 수락산 도정봉과 주봉, 애기봉 정상석과 불암산 국사봉 등을 차례로 훼손했으며, 접이식 톱을 통해 수락산 기차바위에 설치돼 있던 안전로프도 잘랐다.

정상석 중 크기가 크고 무거운 것들은 곡괭이와 노루발못뽑이 등을 미리 챙겨가 정상석을 깨트린 후 아래로 떨어트렸다.

A씨는 경찰에 정상석을 없애버리면 그동안 학교에서 무시당해왔던 스트레스가 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정 부장판사는 “여러 산봉우리에 설치된 정상석과 로프를 손괴한 점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피해자 일부와 합의한 점은 정상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