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서울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생일 축하연에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된 것에 대해 “치욕적인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한복판에서 일왕 생일 기념식이 열렸는데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미가요가 사상 처음으로 연주됐다고 한다”며 “윤석열 정권의 대일 저자세·굴종 외교를 상징하는 치욕적인 장면이다. 지금이 1945년 해방되기 전 일제시대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6일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일왕 생일 축하연이 열렸다.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3년 만에 서울에서 열린 축하연에는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을 비롯해 정재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굴욕과 굴종을 전제로 하는 양국 관계 정상화, 동의할 수 없다”며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는 가해자인 일본의 진솔한 사죄와 반성 그리고 책임의 인정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윤석열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제동원·수출규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주권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체통을 지키도록 요구한다”며 “(대일 굴욕외교는) 주권자인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라는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지금처럼 강경 대응만 계속 고집하면 안 그래도 최악인 민생경제가 더 심각한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며 “평화가 경제다. 말폭탄, 누구나 던질 수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평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민생에 고통 받고 안보 때문에 걱정하는데 정부는 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나? 마치 동네 아이들 시비 걸듯이 정쟁만 일으키고 있다”며 “이제 정신 차리고,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민생을 챙기는 데 나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