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세계랭킹 2위·스페인)이 부상 후 4개월 만에 복귀한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돌아온 황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의 랭킹 다툼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알카라스는 20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아르헨티나오픈 단식 결승에서 캐머런 노리(12위·영국)를 2대 0(6-3 7-5)으로 제압했다. 지난해 9월 US오픈 이후 5개월 만에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이자, 자신의 7번째 타이틀이다.
2003년 5월생인 알카라스는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제패하며 지난해 9월 12일 역대 최연소 세계 1위에 올랐다. 2022 시즌 연말까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며 이 또한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파리 마스터스 대회 도중 복근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햄스트링 부상 등이 겹치는 등 올해 1월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 사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내줬다.
알카라스는 3개월여 만에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하며 부활을 알렸다. 1번 시드 알카라스는 대회 첫 경기인 16강에서 단 한 세트를 내줬을 뿐, 8강·4강·결승에선 무실세트로 승리했다.
알카라스는 경기 후 “결승전 경기에서 매우 익숙함을 느꼈다”며 “정말 어려울 것이란 걸 알았고, 내 게임과 레벨에 집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스타그램에도 “이 트로피는 내게 매우 중요하다.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올렸다.
알카라스는 2015년 라파엘 나달(6위) 이후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오픈에서 우승한 스페인 선수가 됐다. 또 2020년 21세의 나이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캐스퍼 루드(4위·노르웨이)의 기록을 깨로 대회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어린 나이에 각종 기록을 깨트리며 차세대 테니스 황제로 성장 중인 알카라스의 복귀로 조코비치와의 신구 대결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알카라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조코비치와의 랭킹포인트를 590점으로 좁혔다.
한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ATP 투어 ABN 암로오픈 단식 결승에서는 다닐 메드베데프(11위·러시아)가 얀니크 신네르(14위·이탈리아)에게 2대 1(5-7 6-2 6-2)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2월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가 11위까지 하락한 메드베데프 역시 20일 현재 라이브랭킹을 8위까지 올리며 본격적인 시즌 경쟁에 돌입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