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두루미네트워크는 지난 16일 제2차 두루미동시조사에서 역대 최대 개체수인 63마리를 관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인천두루미네트워크 시민조사단 23명이 인천의 강화갯벌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두루미 개체수를 파악하기 위해 강화도, 동검도, 영종도, 세어도, 안암호, 김포 등 11개 지점에서 1∼2명씩 조를 나눠 오전 11시와 낮 12시 동시에 조사·기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민조사단이 조사를 마친 뒤 모여 각자의 관찰 지점에서 조사한 결과들을 취합하고 전체 개체수를 파악한 결과에서 김순래 강화도시민연대 생태분과위원장은 63마리로 결론을 내렸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 회원 단체인 강화도시민연대가 지난달 20일 관찰한 54마리보다 9마리가 많다. 지난 2012년 말 29마리에 비교하면 10년 사이 2배로 늘었다. 역대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과거 인천은 서구 연희동, 경서동 일대 너른 갯벌에 두루미, 재두루미가 수백마리씩 날아와 1977년 서식지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개발의 역풍이 불면서 1984년 ‘천연기념물 제257호 인천 연희동 및 경서동의 두루미 도래지’가 지정 해제를 당했다. 대대적인 간척사업이 추진되면서 절반은 수도권매립지로, 절반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라국제도시)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이후 절멸하다시피 한 인천의 두루미가 1990년대 강화도에서 1∼3마리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뜻 있는 시민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강화도시민연대를 비롯해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과 크고 작은 시민 생태 환경 모임들도 각자 관찰과 보호 활동을 하다가 지난해 1월 인천두루미네트워크를 결성, 본격적인 두루미보전활동에 나서게 됐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는 두루미 보호와 서식지 보전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두루미 개체수 동시조사를 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인천시조인 두루미의 서식지인 강화갯벌, 영종갯벌의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인천시도 인천두루미네트워크에 참여해 올해 처음으로 시민 홍보와 모니터링 예산을 일부 지원한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 동검도에서 두루미의 자태를 보여주는 사진전, 두루미 개체 수 모니터링 결과 발표, 두루미 서식지를 지키는 데 필요한 시책을 논의하는 토론회 등을 포함한 두루미환송잔치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