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출생일(2월 22일)을 계기로 매년 2월 셋째 주 월요일로 지정된 ‘프레지던트데이’를 기념해 20일(현지시간) 휴장한 뒤 21일부터 4거래일 동안 진행된다.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 올해 첫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1월 개인소비지출(PCE),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와 유통·소매 체인 월마트를 포함한 주요 기업의 분기 실적을 확인하게 된다. 암호화폐 시장의 지난주 강세를 일으킨 유동성 흐름은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 ‘스티키 인플레이션’
월스트리트 금융·증권가와 언론들은 끈적끈적하게 눌어붙어 천천히 떨어지는 것처럼 나타난 지금의 인플레이션 추세를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이라는 말로 묘사한다. 느려진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는 지난주 미국 노동부에서 연달아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서 확인됐다.
지난 16일 공개된 1월 PPI는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 대비 6.0%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에 취합된 1월 PPI 상승률의 전문가 전망치인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5.4%를 모두 상회했다.
PPI보다 이틀 앞서 지난 14일 발표된 1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6.4%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상승률인 6.5%보다 0.1% 포인트 내려가는 데 그쳤다. 도매상의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PPI는 CPI의 선행성을 나타낸다. 1월 CPI와 PPI는 소매점 진열대 가격표와 도매점 출고가의 ‘스티키 인플레이션’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연준의 고금리 기조 지속 가능성은 힘을 받게 됐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차기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7시20분 현재 ‘베이비 스텝’(0.25% 포인트 인상)을 택한 비율은 79%다. 한때 90%를 넘겼던 비율이 80% 아래로 내려왔다. 반대로 ‘빅스텝’(0.5% 포인트 인상) 우세 의견은 21%로 늘어났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4.5~4.75%다. 연준은 다음달 21~22일로 예정된 차기 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으면 기준금리의 하단을 5%대로 끌어올리게 된다. 지난 2일 끝난 연준의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위원들의 발언을 기록한 의사록은 오는 22일 공개된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에서 오는 24일 발표되는 PCE도 주목할 만하다. 연준에서 선호되는 이 지표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코노미스트 의견을 모아 1월 근원 PCE 가격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을 0.5%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의 0.3%보다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4.4%로 제시됐다.
2. 비트코인
연준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의 유동성을 제한하는 통화정책으로 금리 인상을 시행하고 있다. 유동성만으로 등락하는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해 증권시장보다 더 큰 폭락장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달라졌다.
‘스티키 인플레이션’에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올해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주 2만5000달러 선을 터치해 강세를 이어갔다. 비트코인의 2만5000달러 선 회복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의 일이다.
미국 암호화폐 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 16일까지 이틀 만에 나타난 비트코인의 10%대 급등을 “지난해 9월 9일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라며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숏 스퀴즈’란 공매도 거래자가 해당 자산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포지션을 바꿔 매수에 나서는 거래를 말한다.
비트코인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7시20분 현재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1주 전보다 12.93% 상승한 2만4534달러(약 3189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국내 거래소 빗썸 매매가는 3174만원이다. 암호화폐 시총 2위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에서 1주 전보다 12.23% 오른 1687달러(약 219만3000원)를 표시했다.
3. 막바지 ‘어닝 시즌’
기업별 실적을 확인하는 올해 첫 ‘어닝 시즌’은 이제 마지막 구간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증시의 이번 주 개장일인 21일 주택용 자재 유통 기업 홈디포(밤 8시)와 최대 유통·소매 체인 월마트(밤 9시10분)의 분기 실적이 본장 개장을 앞두고 공개된다.
또 ▲22일 코인베이스글로벌(아침 6시10분) ▲23일 이베이(아침 6시5분) 엔비디아(아침 6시20분) 모더나(오후 2시) 도미노피자(밤 9시30분) ▲24일 블록·비욘드미트(아침 6시5분) 부킹홀딩스(아침 6시30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