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조기숙 “이재명, 정치검찰 이기려면 ‘탄압’ 연출해야”

입력 2023-02-20 05:26 수정 2023-02-20 09:48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원에 자진 출두하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조 교수는 “이 대표가 구속된다 해도 ‘순교자’가 돼 윤석열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며 “이 대표는 스스로 법원에 출두해 검찰에 협조하는 안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내가 만약 이재명이고 검찰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라면 여론에서 이기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며 “혼자서 조용히 법원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음으로써 세 과시보다는 탄압받는 모습과 당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지난 19일 ‘내가 만약 이재명이라면? 정치검찰을 이기는 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조 교수는 “이 대표와 검찰에는 두 가지 대안이 있다”며 체포동의안을 국회 표결에 보내는 방안과 이 대표가 자발적으로 법원에 출두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경우를 비교해 분석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그는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 불체포특권을 공약한 민주당이 명분을 잃는 모습을 보여줘 검찰이 정치적 승리를 거두게 된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국민들 입장에선 이 대표에 대한 유죄의심이 더 강해지고 검찰도 그동안 못 찾았던 증거를 찾을 시간을 벌 수 있다”며 “부결이든 가결이든 검찰엔 둘 다 좋은 꽃놀이패”라고 평가했다.

국회 체포동의안은 어떤 경우에도 이 대표에게 불리하다는 계산도 내놨다. 조 교수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불구속 수사를 받게 되면 당을 희생시켰다는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고,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정치생명도 담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정치 인생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고, 민주당은 배신자 색출에 풍비박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교수는 이 대표의 자진 출두가 정치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검사가 무리하게 영장청구를 했다면 영장은 기각될 것이고, 이 대표가 구속된다 해도 당을 위해 희생한 이 대표는 순교자가 돼 윤석열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정치검찰이 이 대표를 탄압하는 거라면 고도의 두뇌 싸움으로 이 대표는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 대표는 스스로 법원에 출두해 검찰에 협조하는 안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죽어야 산다’ ‘버려야 이긴다’는 건 다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정치인은 드물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용기와 신념을 가진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라며 “사람은 위기에 처하면 반사적으로 행동하지, 각 선택이 가져올 정치적 결과를 이성적으로 분석하지는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