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단다”… 자폐증 아들 유모차 태워 마라톤

입력 2023-02-19 19:48 수정 2023-02-20 14:00
지능 1~2살 수준의 자폐증 아들을 유모차에 태워 마라톤을 뛰는 뤄수젠(45)씨. CCTV 캡처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겠다며 자폐증 아들을 유모차에 태워 마라톤을 완주한 중국의 아버지 사연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19일 중국 관영 CCTV는 이날 오전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한 마라톤 대회에서 뛴 한 아버지의 사연을 소개했다.

저장성에 사는 뤄수젠(45)씨는 아들 샤오바이(13)를 유모차에 태워 밀고 뛴 끝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결승점 주변에 선 관객들은 이 모습을 지켜보고 뤄씨 부자의 완주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샤오바이는 출생 당시 뇌 손상을 입어 지능이 1∼2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뤄씨는 아들과 함께 시작한 마라톤이 올해로 7년째다. 그동안 20여개 도시를 돌며 56차례의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집에만 있는 아들에게 세상이 넓다는 걸 보여주고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며 함께 마라톤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유모차를 밀며 마라톤을 뛰어야 하기 때문에 뤄씨는 매일 새벽 한 시간 이상 달리기를 하고 있다.

뤄씨는 “아이와 함께 마라톤을 하며 아이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며 “아이를 데리고 세상 이곳저곳 돌아다녀 아이에게 이 세상에 온 것에 아쉬움을 남기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샤오바이는 떠들썩한 것을 좋아한다”며 “아들이 이러한 과정을 즐기고 바깥세상을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