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No Kids Zone)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가 8살 딸을 데려와 고객이랑 충돌했다는 사연이 온라인 공간에서 뜨거운 논쟁을 유발했다. 손님을 규제하는 만큼 사장 본인에게는 잣대가 더 엄격해야 한다는 지적과 어린 딸이 가게를 하는 어머니를 기다리는 것뿐인데 너그러이 봐줄 수 있지 않냐는 반론이 팽팽했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키즈존 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의 글이 공유됐다. 이 글을 쓴 A씨는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동네에서 큰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A씨는 1년쯤 전부터 카페를 노키즈존으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동네 아이들이 다른 손님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있었던 탓인데, 그는 카페에 오는 아이들로 인한 손해가 크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A씨 8살 딸은 학교가 끝나고 학원에 다녀온 뒤 항상 엄마가 일하는 카페로 왔다. A씨는 “딸이 오면 2인용 책상에 공부하라고 앉힌다. 노키즈존 카페인 만큼 절대 친구들은 데려오지 못하게 한다”며 “혼자 있어서 시끄러울 수 없는 데다 퇴근 시간이 되면 아이 아빠가 집에 데리고 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모습을 본 손님들이 “노키즈존에 왜 애가 있느냐”고 항의하면서 발생했다. A씨는 차분히 상황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으나 자신의 딸이라는 말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 손님들의 화를 부추겼다고 했다.
그는 “여성 손님 두 분이 ‘자기 자식만 되고 남의 자식은 안된다는 얘기가 애를 차별하겠다는 게 아니냐’며 지역 맘카페에 올리겠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를 보고 기죽은 딸이 ‘내일부터 가지 말까’라고 계속 묻는다. 집에 혼자 놔두기에는 걱정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노키즈존이면 아이 손님을 받지 않겠다는 뜻 아닌가. 노키즈존이라고 제 카페에 제 딸도 있으면 안 되는 것이냐”고 물으며 글을 맺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맞벌이 부모인 탓에 딸 아이가 갈 곳이 없어 그랬다고 사정했음에도 이해해주지 않는 손님들이 야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견해를 제시한 누리꾼들은 “같이 애 키우는 처지에서 너무하다” “남 일 같지 않아 가슴 아프다” “엄마 일하는 카페에 와서 앉아있는 딸 모습을 생각하니 짠하다” “사정을 듣고도 트집 잡다니 너무 과한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충분히 항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업주의 행동이 적절치 못했다고 질타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노키즈존이라 찾는 고객들에게는 사장 딸이나 내 딸이나 똑같은 키즈”라며 “손님을 규제하면 본인은 더 완강히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손님에게는 자기가 만든 룰을 지키라고 하면서 자기는 깨겠다니, ‘내로남불’ 아니냐”고 꼬집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